이기주의

개요

우리는 이성적 존재라기보다는 상상, 격정, 자기 의지 또는 이기심을 내세우는 존재이다. 우리들은 누구나 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있어서는 하나같이 실질적이고, 다른 사람들에 관련된 일에 있어서는 이상주의자가 된다.
칼릴 지브란

利己主義 / Egoism

남이나 사회 일반을 돌아보지 않고 자기만의 이익이나 행복을 추구하는 사고방식이나 태도.

설명

개인주의와는 다른 개념이지만 혼동하기 쉽고 극단적인 불건강한 개인주의로 변모되었을 때 이렇게 부른다. 이기주의는 득과 실에 관한 개념이며, 개인주의는 소속의 단위를 뜻하는 개념이다. 개인주의는 타인을 마찬가지 개인으로 보고 존중하지만 이기주의는 (남이 꼬꾸라지든 뒤틀리든) 나만 이득을 보면 된다는 쪽이다.[1] 엄연한 개인주의를 이기주의로 몰아세우거나, 거꾸로 부당한 이기주의를 정당한 개인주의로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원론적인 차이점을 알고 있더라도 현실에서는 여전히 혼동하기가 쉽다. 타인 존중 여부로 차이를 인식하면 좋다.[2]

전체주의와는 대척점에 있지만 극과 극은 통한다고, 실제 역사에서는 의외로 전체주의가 이기주의와 합쳐져 이익의 철옹성을 만들기도 한다. 전체주의의 우두머리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회를 굴리는 케이스이다. 비슷하게 특정 집단이 자기 집단의 이익만을 우선하는 집단 이기주의도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이기주의를 옳지 못한 주장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기주의가 배척되어야 할 주장은 아니다. 이는 흔히 쾌락만을 추구하거나, 자기 이익을 위해 공공선을 해치려는 것을 '이기주의적'이라고 표현하고 그 정도로 이기주의를 이해하기 때문인데, 철학적으로 이기주의는 그와는 좀 다른 이야기를 다룬다.

이기주의의 기원은 소피스트와 쾌락을 중시하는 키레네학파, 에피쿠로스학파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상은 근대에 와서 자연상태의 인간을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라고 정의했던 토머스 홉스로 이어진다.

동양에서는 춘추전국시대제자백가들 중 양주에 의해 제기되었다. “터럭 하나를 뽑아 천하를 이롭게 할 수 있다 해도 그렇게 하지 않겠다”라는 게 그의 주장이라고 맹자에 적혀 있다. 덕분에 유가는 물론 도가, 심지어 묵가에서도 겁나게 비난받게 된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에서 우리가 이타적이라고 생각하는 행동이 유전자의 관점에서는 지극히 이기적인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도킨스는 우리가 그런 유전자를 배반할 수 있다고 했다.

이기주의만으로는 모든 신용이 무너지고 아포칼립스 상황이 도래할 것 같지만, 비트코인 채굴 과정을 생각해 보면 무한 이기주의로 가득한 사회라도 수학적으로 신용을 보장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수 있다.


  1. 천만 원을 두 사람이 나눠 가질 때, 개인주의자는 어떻게 자신의 몫(분할 값)을 챙길까 생각하는 반면에 이기주의자는 어떻게 하면 내가 더 많이 가져갈까 생각한다.
  2. 나를 위하는 만큼 타인을 위하자로 이해하면 좋다. 사실 우리나라는 개인주의가 정착하기 좋은 환경이다. 문을 여닫을 때도 뒤따라오는 생판 남을 위해 문을 잡아주지 않는가? 하지만 개인주의에 대한 심각한 편견이 이것을 나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