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주의

LEGO (토론 | 기여)님의 2024년 5월 12일 (일) 02:52 판

개요

國家主義, Statism

국가를 가장 우선적인 사회 조직으로 규정하고 국가 권력에 사회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통제력을 부여할 것을 주장하는 이념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국가통제주의라고 불리기도 한다. 경제학적 맥락에서 국가주의(또는 국가통제주의)는 케인스주의를 비롯한 경제적 개입주의를 의미한다.

국가주의를 정의할 때 말하는 국가란 정치적 공동체로서의 국가인 State를 말하며, 막스 베버는 국가를 특정 지리적 영역 내에서 무력의 사용권에 대한 합법성을 독점한 강제적인 정치 조직으로, 국가주의는 이 조직에 가장 우선적인 주권을 부여하는 이념으로 정의한다.[1][2]

극단화된 형태의 국가통제주의에는 스탈린주의파시즘 등을 비롯한 전체주의 이념들이 있으며, 반대되는 이념으로는 개인주의, 자유지상주의, 반국가주의, 아나키즘 등이 있다.

해석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우파적 사회정책(동성결혼 반대, 징병제 찬성[3] 등)은 물론, 좌파적 경제정책(부의 재분배) 역시 복지를 위해 국가의 존재를 전제하고, 제도의 역할을 개인보다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국가주의와 통할 수 있다.[4] 물론, 경제 정책의 방향성과 정치적 성향은 얼마든지 따로 놀 수 있는데, 역사적으로 실재한 공산국가들만 봐도 국가를 중시한다는 면에서 진정한 좌우합작이 이루어진다. 국가주의 비판 논리는 아나키즘이나 자유지상주의 정치철학의 산물이지, 정치에서 좌우의 대립과는 관계가 없는 개념이다. 애초에 국가(state)가 존재한다면 국가주의(statism)는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사실 이런 오해가 발생하는 것은 자주 국가와 정부를 동일한 것으로서 오인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좌우 정치세력모두 자신의 뜻을 관철하지 못하는 정부를 비판할 수는 있지만, 결국에는 국가 권력을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부를 세우는 것이 목적이다. 사회주의 좌익들의 지배 체제 비판도 결국에는 자신들의 독재정권(프롤레타리아 독재)을 세우는 것이 목적이지 국가 자체를 비판하는 것과는 무관한 것이다. 이 때문에 아나키스트들이 다른 사회주의자들을 국가사회주의자(State socialist)라고 부르는 것이다. 물론 우익 세력에서도 보수혁명론자 처럼 정부를 극도로 비난하는 세력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이들 역시 국가 권력 자체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자신들의 독재정권을 세우고자 하는 자들이다.

좁은 의미에서(그리고 일반적으로 통하는 의미에서)의 국가주의는 국가를 가장 우월한 공동체로 여기며 개개인의 이익보다 국가의 공공선을 우선시하는 사상을 의미한다. '국가가 있어야 국민이 있다',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존 F. 케네디) 이는 국가주의적 사고를 잘 보여주는 문장이다. 정확히는 인용된 발언의 의도는 전형적인 국가주의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편이나, 한국에선 유독 이 쪽으로 왜곡되어 인용된다.[5] 또한 국가가 있어야 국민이 있다는 말 역시도 개인을 탄압하는 말로 왜곡되는 경우가 많은데, 본래 의미는 '자연 상태에서의 개인은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라는 공화주의적 자유관과 연결해서 봐야 할 말이다. 이런 자유관을 가진 사람으로는 장 자크 루소를 꼽을 수 있는데, 자연 그대로 그 어떤 간섭도 배제된 경우라면 '약자가 자유 의지를 가진 강자에게 예속되어'[6] 자유를 누리지 못하게 되는데, 이게 도대체 어딜봐서 자유냐라는 공화주의자 입장의 지적이다. 그렇기에 공화주의, 국가주의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위해' 국가를 중시하는 것이다. 즉 인용한 말을 풀어 쓰자면 '국가가 있어야 개인이 자유를 누릴 수 있다'가 될 것이다.

국가주의는 지역내에서 최고 통지 기관으로서 국가를 인정하고 그것이 사회와 경제 전반에 통제력을 행사하는 것이 옳다는 믿음 자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국가를 부정하거나 국가에서 멀어지길 바라는 이데올로기를 제외 한다면, 대부분의 사상은 큰정부를 지지하는가 작은 정부를 지지하는가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7], 국가주의라는 딱지를 피할 수 없다.[8] 국가주의 이데올로기와 반 또는 비국가주의 이데올로기의 차이는 법에대한 입장에서도 나오는데, 반 혹은 비국가주의자들은 합법성이 행위의 정당함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법은 그저 국가의 강제력(즉 국가주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가주의와 반대되는 이념은 개인주의, 자유지상주의, 아나키즘 등이 있다. 자유지상주의자들은 모든 정부 개입을 국가주의적 행위로 보는 경우가 많으며, 아나키스트들은 아나키즘과 대비되는 의미에서 국가의 존재를 인정하는 이념 전반을 국가주의로 지칭한다.

국가별 사례

오해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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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Cudworth, Erika (2007). The Modern State: Theories and Ideologies: p. 95
  2. Salmon, Trevor C. (2008). Issues in international relations. Taylor & Francis US p. 54
  3. 다만 모든 우파가 징병제를 찬성하는 건 아니다. 모병제는 어찌보면 국방산업을 민영화하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시장경제와 개인의 자유의사를 중시한다는 자유(지상)주의 우파 입장이라면 더더욱 징병제는 달갑지 않은 문제다. 론폴만 하더라도 징병제를 대차게 깐다.
  4. 이 사상들은 기존 국가 체제 및 소유와 지배의 관계를 인정하는 선에서 진보적인 방법론을 도입하자는 사상이기 때문에 국가체제의 존재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카를 마르크스고타 강령 비판에서 사민주의적 방법론을 비판한 것도 이러한 맥락 때문이다.
  5. 케네디는 재임 시절 세계시민적인 의식을 여러번 비췄었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도 국내언론 사설에서 어릴적 케네디와 만났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의 세계시민주의적인 사고를 회고했을 정도. 케네디의 해당 발언은 시민 개개인이 국가나 세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큼 강한 권리와 자유를 가졌다는 데에 강조점을 둔다. 즉 국가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라는 게 아니라 국가가 올바른 길로 갈 수 있게 적극 개입하라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6. 이를테면 충분한 법이 갖추어지지 않는다면, 노동자는 고용주에게 예속되어 제대로 된 자유를 누리지 못할 것이다.
  7. 즉 시민 자유와 대립하여, 국가 권력(국가주의)을 얼마만큼 허용하는가?
  8. 우익 자유지상주의 사상 중의 최소국가주의(minimal statism) 역시 질서의 중재자로서 최소 국가를 인정하기 때문에 엄격하게 말하자만 국가주의라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