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계산 논쟁"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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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주류경제학적인 가정을 둔 경제 모델들을 기반으로, 사회주의 경제가 합리적인 자원 배분에 필요한 경제 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1920년대부터 벌어진 논쟁.  
 
주로 주류경제학적인 가정을 둔 경제 모델들을 기반으로, 사회주의 경제가 합리적인 자원 배분에 필요한 경제 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1920년대부터 벌어진 논쟁.  
  
==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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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
초기에, 사회주의 경제가 건전한 경제 계산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던 이들의 발상은 주로 가격, 실물 형태, 노동량 및 에너지량 등을 가치 척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으며, 그중에서도 실물 형태, 노동량, 에너지량이 가치 척도로 기능할 수 있다는 발상은 널리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전시공산주의가 폐기될 무렵에, 루트비히 미제스는 사회구성원들의 목적이 대체로 동일한 상황, 즉 전시 상황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 사회구성원들은 공통적인 목적을 위해서라면 기회비용에 대한 고려를 희생하지만, 일반적인 경우에 사회구성원들은 기회비용에 대한 고려를 중시하므로, 사유 재산, 나아가 시장, 나아가 가격이 없는 사회에서는 기회비용에 대한 고려 자체가 불가능하여 합리적인 자원 배분이 불가능하게 된다고 하였다.
 
  
==시장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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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와 전시공산주의===
오스카르 랑게는 미제스에 반박하기 위하여, 생산 수단 공동 소유를 전제한 시장 경제 모델을 구상하였다. 이는 다음과 같은 경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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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 사회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실물, 기술적으로 측정된 추상적 인간 노동량, 에너지량, 가격 등이 가치 척도로 기능할 수 있다는 각각의 해석들이 상호보완적 또는 상호배타적인 관계를 지녔다. 이후 머잖아 전시공산주의가 실시되자, 전시공산주의에서의 배급 등을 기반으로 전시공산주의 이후 가격 없이 실물만으로도 경제 계산이 적절히 이루어지는 체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강하게 일었다. 그러나 전시공산주의가 폐지된 이후 소련은 이러한 체계와는 반대되는 방향의 정책인 신경제 정책을 실행하였다. 이에 비슷한 시기에 루트비히 미제스는 사회구성원들의 목적이 대체로 동일한 상황, 즉 전시 상황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 사회구성원들은 공통적인 목적을 위해서라면 기회비용에 대한 고려를 희생하지만, 일반적인 경우에 사회구성원들은 기회비용에 대한 고려를 중시하므로, 사유 재산, 나아가 시장, 나아가 가격이 없는 사회에서는 기회비용에 대한 고려 자체가 불가능하여 합리적인 자원 배분이 불가능하게 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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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르 랑게의 시장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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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르 랑게는 미제스에게 반박하기 위하여, 생산 수단 공동 소유를 전제한 시장 경제 모델을 구상하였다. 이는 다음과 같은 경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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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비재와 노동력의 가격과 생산량은 자유 시장에 의해 결정된다.
  
{{명언2|1. 소비재와 노동력의 가격과 생산량은 자유 시장에 의해 결정된다.
 
 
2. 자본재의 가격은 중앙계획국이 임의로 결정한 것을 시초로 하여 확정된다.
 
2. 자본재의 가격은 중앙계획국이 임의로 결정한 것을 시초로 하여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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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투자율, 축적률은 중앙계획국에서 자의적으로 결정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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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자본재의 가격은 다음과 같이 확정된다.  
 
이때, 자본재의 가격은 다음과 같이 확정된다.  
{{명언2|1) 중앙계획국이 임의로 결정한 가격을 기업 관리자에게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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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앙계획국이 임의로 결정한 가격을 기업 관리자에게 제시한다.
  
2) 기업 관리자는 원칙과 이윤 추구 의지에 따라 단위비용을 최소화하고 한계비용과 가격이 일치하도록 하는 생산 방법과 생산량을 추구하며, 이에 따른 자신의 선택을 중앙계획국에 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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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업 관리자는 원칙과 이윤 추구 의지에 따라, 단위비용을 최소화하고 한계비용과 가격이 일치하도록 하는 생산 방법과 생산량을 추구하며, 이에 따른 자신의 선택을 중앙계획국에 보고한다.
  
 
3) 중앙계획국은 이러한 공급과 소비자로부터 조사한 수요를 비교해 수요ㆍ공급의 균형이 일치하는 지점으로 가격을 조정하고, 이를 다시 기업 관리자에게 제시한다.
 
3) 중앙계획국은 이러한 공급과 소비자로부터 조사한 수요를 비교해 수요ㆍ공급의 균형이 일치하는 지점으로 가격을 조정하고, 이를 다시 기업 관리자에게 제시한다.
  
4. 이로써 다시 2), 3)이 이루어져 가격 조정이 계속되며, 가격 조정은 수요ㆍ공급이 일치하는 시점에 종결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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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로써 다시 2), 3)이 이루어져 가격 조정이 계속되며, 가격 조정은 수요ㆍ공급이 일치하는 시점에 종결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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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이러한 모델은 '''합산오류'''를 내포한다며 비판을 가하였다. 이에 따르면, 기업관리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를 중앙계획국에 보고하도록 하는 유인이 부족하므로, 기업관리자가 중앙계획국에 보고하지 않는 정보인 '암묵지'가 발생한다. 하이에크는 우선 랑게의 모델에서 합리적 배분이 가능하다는 결론은 기업관리자가 보유한 정보의 양과 중앙계획국이 보고받은 정보의 양이 동일하다는 것을 전제한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양자의 정보를 합산하면, 기업관리자가 보유한 암묵지가 중앙계획국에 보고되지 않음으로 인해 중앙계획국이 보고받은 정보의 양보다 기업관리자가 보유한 정보의 양이 크게 되므로, 랑게의 결론은 적절하게 도출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였다. [* 이를 주인-대리인 문제의 일종이라고 하며, 주인-대리인 문제는 주인(중앙계획국)이 직접 감시하지 못하는 경우 대리인(기업관리자)이 업무를 주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처리할 수 있다는 문제를 의미한다. 시장사회주의 이외에 자본주의의 주식회사에서도 일어나는 문제이다.] 또한 기업관리자는 이윤 극대화와 관계없는 부분에서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므로, '''이윤 추구와 관계없는 부분들은 모두 중앙계획국의 책임으로 작용'''함으로써 중앙계획국에 막대한 부담으로 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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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크의 이러한 지적은 암묵지를 보고하도록 할 유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완화된다는 등의 재반박을 받기도 하였으나 하이에크의 두 지적들은 여전히 유의미하였고, 무엇보다도 이후에 자본재 가격 결정 매커니즘이 항상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가격 결정에 필요한 기간도 상당하다는 주장이 일어나며 오스카르 랑게의 모델은 힘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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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국가들의 시장주의적 요소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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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의 사회주의 국가들 중 적지 않은 국가들이 시장주의적 요소를 도입하였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으로,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에서는 1940년대 말기부터 고정자본에 해당되던 생산 수단을 국가의 소유로 하는 한편 기업관리자가 기업의 수익중에서 투자기금의 양을 결정할 권한을 지니며 노동자 평의회가 자신의 기업의 운영에 관여하는 체계를 구축하였다. 이후 1960년대 말기에는 헝가리 인민 공화국이 주요 부문의 기업을 제외한 각 기업의 이윤 추구를 허용하는 체계를 구축하였다. 1980년대 중후반에는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 또한 시장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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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체제는 한동안 발전하였으나 결론적으로 불황속에서 무너졌고, 이들의 체제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루어졌다. 그중에서도 앞에서 언급된 '''주인-대리인 문제'''와, 야노쉬 코르나이 등이 제기한 '''연성예산제약'''의 문제가 이들 체제의 큰 문제로 여겨진다. 연성예산제약은 지출제약으로 기능하지 않는 예산제약으로, 하이에크가 지적했듯이 중앙계획국은 이윤 추구를 제외한 부분에서 기업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므로, 기업의 실패는 곧 중앙계획국의 책임이 되며, 따라서 중앙계획국은 책임을 회피하고자 기업의 파산을 막기 위해 해당 기업에 자원을 투입하게 된다. 이로써 기업은 자신의 예산이나 운영과는 관계없이 파산하지 않고 지출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곧 비효율적인 기업에 자원이 낭비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러한 기업에 대한 자원 투입은 비효율성을 가중할뿐이라는 것이 이 비판의 핵심이다. 또한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 등에 대해서는, 주식 등이 존재하지 않음으로 인해 은행이 자본금의 유일한 출처가 되었고, 이는 은행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였으며, 따라서 '''자본집약적 산업 대신 노동집약적 산업'''이 국가의 주요 산업으로 자리잡게 됨으로써 자본집약적 산업이 국가의 주요 산업으로 자리잡는 경우에 비해 비효율적인 산업 구조를 구축하였다는 비판 또한 제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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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사회주의 경제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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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르 랑게의 모형이 힘을 잃은 이후, 여러 학자들이 다양한 사회주의 모델, 또는 자본주의 사회와 사회주의 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모델이나 사회주의를 보완할 모델들을 고안하였다. 이는 크게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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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2|'''컴퓨터로 시장을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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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자 랑게 등이 새롭게 주장한 것으로, 컴퓨터를 사용한 계산이 시장의 가격 기구를 대체한 모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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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은 이후의 연구들로부터 컴퓨터를 사용한 계산 또한 어려울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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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2|'''쿠폰사회주의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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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성인 국민들에게 동일한 양의 쿠폰이 주어지고, 각 성인 국민은 주어진 쿠폰으로 회사의 주식을 구입하여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이 기업 경영에 참여하도록 하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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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따라서 어떤 회사의 주식은 특정 개인 또는 집단에 집중되어사는 아니되며, 쿠폰과 화폐는 거래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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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은 그 자체로는 사회주의라고 보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이를 제안한 존 로머 또한 이는 사회주의보다는 자본주의에서의 평등주의에 가깝다고 인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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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2|'''협의민주주의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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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헨 등이 주장한 것으로, 기업의 이사회가 사회의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된 모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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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 또한 위의 모델이 받은 비판과 유사한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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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2|'''참여계획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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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대리인 문제의 대안으로, 여러 사회구성원들이 기업 경영에 참여함으로써 암묵지를 해소하는 모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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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은 의사 결정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매우 길어질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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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2|'''노동자 기업의 보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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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기업 경영 과정의 주체가 되거나 적어도 상당히 참여한다는 노동자 기업이라는 운영 방식을 사회 전체로 확대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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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은 투자에 대한 노동자의 지나친 안전 추구가 자본 이동을 방해하고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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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원론적인 마르크스주의 학계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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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론적인 마르크스주의 학계에서는 이 논쟁, 특히 랑게와 하이에크 사이에서의 논쟁이 오로지 정태적 조건들만을 고려하는 등 물리학적 사고에 의존하는 주류경제학적 경제 모델만을 토대로 한다며 비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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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시장과 사회주의가 본래 공존할 수 없다며, 랑게나 로머 등에 대해, 이들이 시장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주류경제학적 경제 모델에 매몰되어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비판을 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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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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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를 비판하는 이들은 사회주의 계산 논쟁을 근거로 사회주의를 비판하거나 전면적인 시장주의를 옹호한다. 예컨대 미제스의 주장을 근거로, 가격은 경제의 작동에 필수적이고, 이는 시장을 전제하며, 이는 사유 재산의 전면적인 보장을 근거로 한다며 근대적 사적 소유를 긍정하는 자본주의를 옹호하고 그 반대인 사회주의를 비판하는 것이다. 또한 하이에크 등이 제기한 주인-대리인 문제나 특히 코르나이 등이 제기한 연성예산제약의 문제 등은 현실사회주의 등의 체제를 비판하는 중요한 근거들 중 하나가 되었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이러한 모델은 '합산오류'를 내포한다며 비판을 가하였다. 이에 따르면, 기업관리자는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를 중앙계획국에 보고하지 않으려 하며, 이로써 중앙계획국에 보고되지 않은 정보인 '암묵지'발생한다. 하이에크는 이 모델에서 합리적 배분이 가능하다는 결론은 기업관리자가 보유한 정보의 양과 중앙계획국이 보고받은 정보의 양이 동일하다는 것을 전제한다는 점에 주목하며, 실제로 정보를 합산하면 암묵지가 중앙계획국에 보고되지 않음으로 인해 기업관리자가 보유한 정보의 양은 중앙계획국이 보고받은 정보의 양보다 크게 되므로, 랑게의 결론은 적절하게 도출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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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를 옹호하는 이들은 사회주의 계산 논쟁이 지나치게 주류경제학적인 사고 방식과 전제들에 의존하여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다며 사회주의를 옹호한다. 반면에 가격 체계가 필요하다는 미제스의 비판을 받아들여 시장이 존재하는 사회주의 경제 모델을 구축하려는 발상 또한 일어났으며, 이는 [[시장사회주의]]고안되는 배경이 되었다.

2024년 5월 15일 (수) 12:57 기준 최신판

개요

주로 주류경제학적인 가정을 둔 경제 모델들을 기반으로, 사회주의 경제가 합리적인 자원 배분에 필요한 경제 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1920년대부터 벌어진 논쟁.

전개

초기와 전시공산주의

초기에 사회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실물, 기술적으로 측정된 추상적 인간 노동량, 에너지량, 가격 등이 가치 척도로 기능할 수 있다는 각각의 해석들이 상호보완적 또는 상호배타적인 관계를 지녔다. 이후 머잖아 전시공산주의가 실시되자, 전시공산주의에서의 배급 등을 기반으로 전시공산주의 이후 가격 없이 실물만으로도 경제 계산이 적절히 이루어지는 체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강하게 일었다. 그러나 전시공산주의가 폐지된 이후 소련은 이러한 체계와는 반대되는 방향의 정책인 신경제 정책을 실행하였다. 이에 비슷한 시기에 루트비히 미제스는 사회구성원들의 목적이 대체로 동일한 상황, 즉 전시 상황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 사회구성원들은 공통적인 목적을 위해서라면 기회비용에 대한 고려를 희생하지만, 일반적인 경우에 사회구성원들은 기회비용에 대한 고려를 중시하므로, 사유 재산, 나아가 시장, 나아가 가격이 없는 사회에서는 기회비용에 대한 고려 자체가 불가능하여 합리적인 자원 배분이 불가능하게 된다고 하였다.

오스카르 랑게의 시장사회주의

오스카르 랑게는 미제스에게 반박하기 위하여, 생산 수단 공동 소유를 전제한 시장 경제 모델을 구상하였다. 이는 다음과 같은 경제 모델이다.

1. 소비재와 노동력의 가격과 생산량은 자유 시장에 의해 결정된다.

2. 자본재의 가격은 중앙계획국이 임의로 결정한 것을 시초로 하여 확정된다.

3. 투자율, 축적률은 중앙계획국에서 자의적으로 결정한다.

이때, 자본재의 가격은 다음과 같이 확정된다.

1) 중앙계획국이 임의로 결정한 가격을 기업 관리자에게 제시한다.

2) 기업 관리자는 원칙과 이윤 추구 의지에 따라, 단위비용을 최소화하고 한계비용과 가격이 일치하도록 하는 생산 방법과 생산량을 추구하며, 이에 따른 자신의 선택을 중앙계획국에 보고한다.

3) 중앙계획국은 이러한 공급과 소비자로부터 조사한 수요를 비교해 수요ㆍ공급의 균형이 일치하는 지점으로 가격을 조정하고, 이를 다시 기업 관리자에게 제시한다.

4) 이로써 다시 2), 3)이 이루어져 가격 조정이 계속되며, 가격 조정은 수요ㆍ공급이 일치하는 시점에 종결된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이러한 모델은 합산오류를 내포한다며 비판을 가하였다. 이에 따르면, 기업관리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를 중앙계획국에 보고하도록 하는 유인이 부족하므로, 기업관리자가 중앙계획국에 보고하지 않는 정보인 '암묵지'가 발생한다. 하이에크는 우선 랑게의 모델에서 합리적 배분이 가능하다는 결론은 기업관리자가 보유한 정보의 양과 중앙계획국이 보고받은 정보의 양이 동일하다는 것을 전제한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양자의 정보를 합산하면, 기업관리자가 보유한 암묵지가 중앙계획국에 보고되지 않음으로 인해 중앙계획국이 보고받은 정보의 양보다 기업관리자가 보유한 정보의 양이 크게 되므로, 랑게의 결론은 적절하게 도출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였다. [1] 또한 기업관리자는 이윤 극대화와 관계없는 부분에서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므로, 이윤 추구와 관계없는 부분들은 모두 중앙계획국의 책임으로 작용함으로써 중앙계획국에 막대한 부담으로 된다고 하였다.

하이에크의 이러한 지적은 암묵지를 보고하도록 할 유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완화된다는 등의 재반박을 받기도 하였으나 하이에크의 두 지적들은 여전히 유의미하였고, 무엇보다도 이후에 자본재 가격 결정 매커니즘이 항상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가격 결정에 필요한 기간도 상당하다는 주장이 일어나며 오스카르 랑게의 모델은 힘을 잃었다.

사회주의 국가들의 시장주의적 요소 도입

역사상의 사회주의 국가들 중 적지 않은 국가들이 시장주의적 요소를 도입하였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으로,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에서는 1940년대 말기부터 고정자본에 해당되던 생산 수단을 국가의 소유로 하는 한편 기업관리자가 기업의 수익중에서 투자기금의 양을 결정할 권한을 지니며 노동자 평의회가 자신의 기업의 운영에 관여하는 체계를 구축하였다. 이후 1960년대 말기에는 헝가리 인민 공화국이 주요 부문의 기업을 제외한 각 기업의 이윤 추구를 허용하는 체계를 구축하였다. 1980년대 중후반에는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 또한 시장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체제는 한동안 발전하였으나 결론적으로 불황속에서 무너졌고, 이들의 체제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루어졌다. 그중에서도 앞에서 언급된 주인-대리인 문제와, 야노쉬 코르나이 등이 제기한 연성예산제약의 문제가 이들 체제의 큰 문제로 여겨진다. 연성예산제약은 지출제약으로 기능하지 않는 예산제약으로, 하이에크가 지적했듯이 중앙계획국은 이윤 추구를 제외한 부분에서 기업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므로, 기업의 실패는 곧 중앙계획국의 책임이 되며, 따라서 중앙계획국은 책임을 회피하고자 기업의 파산을 막기 위해 해당 기업에 자원을 투입하게 된다. 이로써 기업은 자신의 예산이나 운영과는 관계없이 파산하지 않고 지출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곧 비효율적인 기업에 자원이 낭비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러한 기업에 대한 자원 투입은 비효율성을 가중할뿐이라는 것이 이 비판의 핵심이다. 또한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 등에 대해서는, 주식 등이 존재하지 않음으로 인해 은행이 자본금의 유일한 출처가 되었고, 이는 은행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였으며, 따라서 자본집약적 산업 대신 노동집약적 산업이 국가의 주요 산업으로 자리잡게 됨으로써 자본집약적 산업이 국가의 주요 산업으로 자리잡는 경우에 비해 비효율적인 산업 구조를 구축하였다는 비판 또한 제기되었다.

여러가지 사회주의 경제 모델

오스카르 랑게의 모형이 힘을 잃은 이후, 여러 학자들이 다양한 사회주의 모델, 또는 자본주의 사회와 사회주의 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모델이나 사회주의를 보완할 모델들을 고안하였다. 이는 크게 다음과 같다.

컴퓨터로 시장을 대체

컴퓨터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자 랑게 등이 새롭게 주장한 것으로, 컴퓨터를 사용한 계산이 시장의 가격 기구를 대체한 모델이다.

이 모델은 이후의 연구들로부터 컴퓨터를 사용한 계산 또한 어려울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쿠폰사회주의 모델

모든 성인 국민들에게 동일한 양의 쿠폰이 주어지고, 각 성인 국민은 주어진 쿠폰으로 회사의 주식을 구입하여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이 기업 경영에 참여하도록 하는 모델이다.
단, 따라서 어떤 회사의 주식은 특정 개인 또는 집단에 집중되어사는 아니되며, 쿠폰과 화폐는 거래될 수 없다.

이 모델은 그 자체로는 사회주의라고 보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이를 제안한 존 로머 또한 이는 사회주의보다는 자본주의에서의 평등주의에 가깝다고 인정하였다.

협의민주주의 모델

코헨 등이 주장한 것으로, 기업의 이사회가 사회의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된 모델이다.

이 모델 또한 위의 모델이 받은 비판과 유사한 비판을 받았다.

참여계획 모델

주인-대리인 문제의 대안으로, 여러 사회구성원들이 기업 경영에 참여함으로써 암묵지를 해소하는 모델이다.

이 모델은 의사 결정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매우 길어질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노동자 기업의 보편화

노동자가 기업 경영 과정의 주체가 되거나 적어도 상당히 참여한다는 노동자 기업이라는 운영 방식을 사회 전체로 확대한 모델이다.

이 모델은 투자에 대한 노동자의 지나친 안전 추구가 자본 이동을 방해하고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원론적인 마르크스주의 학계의 반응

원론적인 마르크스주의 학계에서는 이 논쟁, 특히 랑게와 하이에크 사이에서의 논쟁이 오로지 정태적 조건들만을 고려하는 등 물리학적 사고에 의존하는 주류경제학적 경제 모델만을 토대로 한다며 비판하였다.

일부는, 시장과 사회주의가 본래 공존할 수 없다며, 랑게나 로머 등에 대해, 이들이 시장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주류경제학적 경제 모델에 매몰되어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비판을 가하였다.

의의

사회주의를 비판하는 이들은 사회주의 계산 논쟁을 근거로 사회주의를 비판하거나 전면적인 시장주의를 옹호한다. 예컨대 미제스의 주장을 근거로, 가격은 경제의 작동에 필수적이고, 이는 시장을 전제하며, 이는 사유 재산의 전면적인 보장을 근거로 한다며 근대적 사적 소유를 긍정하는 자본주의를 옹호하고 그 반대인 사회주의를 비판하는 것이다. 또한 하이에크 등이 제기한 주인-대리인 문제나 특히 코르나이 등이 제기한 연성예산제약의 문제 등은 현실사회주의 등의 체제를 비판하는 중요한 근거들 중 하나가 되었다.

사회주의를 옹호하는 이들은 사회주의 계산 논쟁이 지나치게 주류경제학적인 사고 방식과 전제들에 의존하여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다며 사회주의를 옹호한다. 반면에 가격 체계가 필요하다는 미제스의 비판을 받아들여 시장이 존재하는 사회주의 경제 모델을 구축하려는 발상 또한 일어났으며, 이는 시장사회주의가 고안되는 배경이 되었다.

  1. 이를 주인-대리인 문제의 일종이라고 하며, 주인-대리인 문제는 주인(중앙계획국)이 직접 감시하지 못하는 경우 대리인(기업관리자)이 업무를 주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처리할 수 있다는 문제를 의미한다. 시장사회주의 이외에 자본주의의 주식회사에서도 일어나는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