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과학의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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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우리가 철학이란 무엇인가 라고 물을 때, 우린 철학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물을 때, 우리가 취하는 입장은 철학 그 위에, 곧 철학 바깥에 서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질문의 목표는 철학 안에 들어가 머무르며 그 방식에 따라 행하는 것, 즉 "철학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논의가 따라야할 길은 그저 명확한 방향을 지녀야할 뿐 아니라 우리를 철학의 바깥이나 주변이 아닌 철학의 안쪽으로 이끌어줘야 한다는 것이 보장되어야 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철학이란 무엇인가? (Was Ist Das--die Philosophie?), 역자 강조

철학(한자: 哲學, 고대 그리스어: φιλοσοφία)은 세계와 인간에 대한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질문과 그 대상에 대한 탐구가 주가 되는 학문으로, 그러한 주제로는 존재, 정신, 지식, 가치, 언어 등이 포함되나 이에 국한되지 않는다. 철학하는 사람질문, 논증, 문답법, 변증법, 과학적 방법 등을 이용해 철학한다.

상세

철학적 주제는 인류의 모든 문화권에서 유서 깊게 다뤄져 왔으며 각자의 문화권마다 고유한 답을 내놓았다. 철학적 주제의 뒤에는 인류가 이해하지 못하는 무수한 현상과 사물의 기능에 대한 의혹, 궁금증, 회의, 호기심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를 향해 "왜?"라고 질문하는 것이 철학의 근본이다. 그렇기에 물리학, 생물학 등의 과학적 주제를 질문하고 답변하는 것 또한 전통적으로는 철학자의 임무였으며, 고대 그리스의 전통에 기반을 두는 서양에서는 자연을 탐구하는 학문을 자연철학 혹은 자연학이라 칭해 왔었다. 서양에서는 19세기에 들어 자연철학자연과학의 영역으로 넘어갔으며, 과학적 방법이 철학의 오랜 주제들에도 접목되며 심리학, 사회학, 언어학 등의 사회과학으로 분과되었다. 즉 철학은 오늘날 존재하는 수많은 학문의 역사적 그리고 본질적 원류이며 근본이다. 철학의 힘이 바로 문명발전의 원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의 철학은 자연과학사회과학으로 규명하지 못하거나 재정립을 요하는 주제를 정의, 탐구, 분석하는 것에 집중한다. 근본적 존재를 탐구하는 형이상학("존재란 무엇인가?"), 앎과 지식을 탐구하는 인식론("앎이란 무엇인가?"), 추론 규칙을 탐구하는 논리학("무엇이 올바른 추론인가?"), 도덕적 가치를 탐구하는 윤리학("인간은 마땅히 어떻게 행위해야 하는가?"), 미(美)를 탐구하는 미학("무엇이 아름다운가?") 등이 대표적인 오늘날의 철학의 하위 범주이다. 또한 과학철학, 수리철학, 정치철학, 사회철학, 심리철학, 언어철학 등의 하위 분야 또한 존재한다.

철학자들이 왠지 학제적 경향을 보이는 것은 철학의 근본과 정의를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현재의 철학이 다른 학문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원래 철학의 하위 분야로 있던 다른 학문들[1]이 독립해 나갔기 때문이다. 철학의 분과로 분류되던 각 분야가 점점 발전해 감에 따라 그 분야만의 연구방법론을 점점 필요로 하게 되고, 이런 경향이 누적됨에 따라 각 분과 학문의 내용이 점점 세부화되고 또한 자신만의 논리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로 지금은 철학과 다른 학문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대 기준으로 보면 옛 서양 철학자들 대부분은 수학자, 과학자를 겸업하고 있었고 동양 철학자들 대부분은 정치가, 사상가를 겸하고 있었다.[2]


  1. 사실상 의학 정도를 빼면 현존하는 학문은 궁극적으로 모두 철학에서 뻗어나갔거나 그 뻗어나간 학문에서 새롭게 뻗어나간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우리가 아는 모든 학문은 철학으로 나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때문에 철학은 모든 학문의 근본이라 칭해지기도 한다. 대신 미신 수준 시절의 신앙 연구를 뿌리로 포함하는 신학 쪽은 오히려 철학보다 더 역사가 깊다고 보는 경우도 있고, 철학이 나오기 전의 신학은 학문이라 볼 수준이 아니라 단순한 신앙이라 간주하는 학계 의견도 있어서 다른 학문들처럼 철학과의 연계를 깔끔하고 확실하게 정의할 수는 없는 쪽이다.
  2. 이는 현대 서양철학이 수학과 과학의 근간이기도 한 논리학 중심인 점과, 동양철학이 주로 윤리학 중심으로 이루어져있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