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

고라니 (물사슴, 보노루, 복작노루)
獐子 | Water deer
고라니.webp
학명 Hydropotes inermis
(Swinhoe, 1870)
분류
동물계Animalia
척삭동물문Chordata
포유강Mammalia
우제목Artiodactyla
사슴과Cervidae
고라니속Hydropotes
고라니H. inermis

개요

고라니는 우제목 사슴포유류로, 멧돼지, 노루와 함께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대형 야생동물이다.

일제강점기6.25 전쟁 전후까지만 해도 '보노루'란 말이 널리 쓰였고 '고라니'는 일부 지방에서 쓰이는 방언이었다. 그 흔적을 이상오의 한국야생동물기(수렵비화)에서 찾을 수 있다.

보노루(牙獐, 아장)는 우리나라의 특산종이며 지방에 따라서는 『고라니』라고도 한다. 몸집이 보통의 노루보다 약간 작으므로, 이것과 구별하여 보통의 노루를 『대노루』라고 하는 것이다.
한국야생동물기(수렵비화) 이상오(1959)#

특징

PMxZzgt7HqYcMQVuzvm4B DHw2F95frnOPf3-D-p-fRbC4NHH0fujnZhHzJrBsLdh O4bWTmM5cW7G SQFbqVxI2snBtZDraYYrLA2e4gpFR8DFIXEwuTy3RjfzDy4wjzJTyMbZSUU4GIAySdk3U8w.webp
수컷 고라니의 송곳니

체장은 75-100cm, 체중은 8-14kg 정도로 한국의 사슴들 중 가장 작다. 꽃사슴과 같은 흰 반점형 무늬는 어미의 을 먹는 생후 3개월까지만 볼 수 있다. 수컷은 뿔이 없는 대신 큰 송곳니가 입 밖으로 돌출되었다. 다른 포유류와는 달리 이 이빨을 저 혼자 움직일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해 과시행동을 하거나 서열 다툼이나 암컷을 둔 결투를 하기도 한다. 암컷 고라니도 짧아서 겉으로 눈에 띄지는 않지만 입 안에 날카로운 송곳니가 있다. 송곳니 때문에 영미권에서는 뱀파이어 사슴(Vampire Deer), 일본에서는 엄니 노루(キバノロ)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일반인들은 노루와 고라니를 헷갈려 하는데 노루와 고라니의 차이점은 노루는 엉덩이 색깔이 흰색이지만 고라니는 그렇지 않다.또 노루는 수컷은 뿔이 있지만 고라니는 암컷 수컷 둘 다 뿔이 없고 수컷은 송곳니가 입 밖으로 돌출되어 있다.

밭의 작물을 마구 파헤쳐 먹는데 먹성도 매우 좋아 농가에 입히는 피해가 커서 유해조수로 지정되었다. 오죽하면 기껏 고생해서 남 좋은 일 했다는 뜻으로 "산중 벌이하여(농사지어) 고라니 좋은 일 했다."라는 속담이 있다. 적상추, 고추순 따위를 좋아하고 특히 콩잎에 환장하지만 들깨는 싫어한다. 농촌 지역 관공서에서는 농정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고라니 방지망 설치를 보조해주기도 한다.

울음소리가 매우 듣기 거슬리기로 유명하다. 12 고라니가 울음소리를 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라고 한다. 자신의 영역에 침범한 다른 고라니를 쫓아내려는 경고, 짝짓기를 하기 위해 수컷 고라니가 암컷 고라니를 부르는 구애,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양육. 그런데 이 울음소리가 마치 절규하거나, 술 취한 남자가 고성방가하는 것 아닌가, 혹은 귀신의 비명인가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다. 고라니 울음소리임을 아는 사람이라도 밤중에 들으면 짜증이 머리 끝까지 난다. 군대를 다녀온 이들이라면 한밤중에 경계근무 서다가 이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 경험이 한두 번씩은 있다.

사슴답게 순간적인 속도는 매우 빠르지만 순발력에 비해 지구력은 상당히 약한 편으로, 인간을 상대로 달리기에 지기도 한다.[1] 일단 체력이 다 떨어지면 바로 그 자리에서 저항 한번 하지 않고 죽은 듯이 풀썩 쓰러져 체력이 회복되길 기다렸다가 다시 달아나기 때문에 생포하기 쉬운 편. SBS 뉴스에서도 그물에 그냥 잡힌다.#

생태

주로 물가에 서식하기 때문에 갈대숲 같은 곳에 보금자리나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 시골에서는 집 주변 갈대 숲에 고라니가 눌러 앉았다 간 자국이 흔히 보일 정도이다. 보통 사람이 무릎을 굽히고 앉은 정도 크기로 풀들이 눌리는데, 주변에 고라니 솜털이 붙은 경우도 있다.

물가에 서식하는 종답게 수영을 아주 잘한다. 영어 명칭인 Water deer(물사슴)나 속명인 Hydropotes[2]도 물과 관련된 뜻이다. 가끔 고라니가 아주 넓은 호수나 강을 개헤엄치면서 건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사전지식이 없다면 굉장히 당황스러운 장면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해수구제사업6.25 전쟁 등의 여파로 크고 작은 포식동물이 대한민국에서 절멸했기 때문에 고라니는 포식자가 드물어진 산천에서 노루멧돼지와 함께 매우 번성중이다. 한국 땅에도 천적이 아주 없진 않아서 담비, 너구리, , 수리부엉이, 검독수리들개가 고라니를 잡아먹는다.[3] 하지만 이들도 개체수가 그리 많지 않고 새끼를 주로 잡아먹는지라 개체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1. 인간은 지구력 하나만큼은 다른 동물들보다 훌륭하다.
  2. hydr- : 물, potḗs : 마시는 자
  3. 반달가슴곰도 천적이 될 수 있으나 반달가슴곰은 육식을 잘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