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의 의미
'권위’를 뜻하는 라틴어 ‘auctoritas’(authority)의 어근(語根)은 ‘auctor’(author)이다. 라틴어의 ‘auctor’는 ①문학에서 ‘저술가’라는 뜻이다. 이 뜻 이외에도 ②몸소 수행한 사람이라는 의미의 ‘원작자’(原作者)나 ‘원저자’(原著者) ③뛰 따를 만한 ’스승‘ ④’증인‘, ⑤보증인, ⑥어떤 결정에 조언을 주는 ’고문‘(顧問), ⑦’대리인‘ 등과 같이 다양한 뜻을 지니고 있다.
이 다양한 의미들을 한 데 모운 중심축은 ②의 ’원작자‘라는 의미이고, 다른 용법들은 이로부터 파생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auctor'가 지니는 7가지 의미를 포괄해보면, 어떤 말이나 행동의 창작자이므로 다른 누구보다도 신뢰할만한 진정성과 본원성(本原性)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으로부터 그 말이나 행동이 타인에게 전형(典型)이 되고 보증의 힘을 가지며 타당성을 제공할 뿐 아니라, 권고하고 대리할 수 있는 힘이 여기서 나온다는 것이다. ’권위‘라는 라틴어 어원에서 파생된 의미 폭은 넓고 깊다. ‘
'auctor(英語 author)’의 다의성(多義性)에 따라 ②의 의미를 토대로 하여, 문학에서는 주로 ①에, 학문에서는 ③④에, 법률에서는 ④⑤⑥에, 정치에선 ⑥⑦의 의미가 상대적으로 강조된다.
권위와 권위주의
사람들은‘권위’와 ‘권위주의’를 혼동한다. 이런 혼동은 잘못된 가치관에서 비롯되지만, 나아가서는 잘못된 가치관을 형성시키는 작용도 한다. 그러니 권위와 권위주의는 반드시 구분되어져야 한다. '권위'는 사전적 의미로 사회구성원들에게 널리 인정되는 영향력을 말한다. '권위주의'는 어떤 일에 스스로 권위를 내세우거나 권위에 복종하게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우
리는 과거 절대적인 지도자의 권위를 중심으로 조직된 독재국가, 즉 권위주의국가의 형태로 살아온 경험을 갖고 있다. 국가 그 자체가 국민보다 우선한다는 사고가 그 바탕에 깔려 있었다. 이런 권위주의 국가의 통치자들은 권위와 권위주의를 무의식적으로 혼동하거나 모른 체했다. ‘독재’란 말을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홀(獨)로 재단(裁)한다는 뜻으로서 ‘홀로 가위질하듯 한다’는 뜻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