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닝가 10번지

다우닝 가 10번지
10 Downing Street

다우닝가.jpg
양식
조지언
착공
1682년
완공
1684년
용도
총리 관저(1733~)

개요

영국의 제1재무경의 관저이자 총리의 집무실. 런던 시티 오브 웨스트민스터 화이트홀의 다우닝 가에 있다.

프랑스의 엘리제 궁전, 미국의 백악관처럼 고유명사이며, 영국 언론에서는 'Number 10'이라고도 많이 부른다. 참고로 저 유명한 검은 문에는 10이라는 숫자와 황금 명패가 붙어있는데 명패에는 First Lord of the Treasury라고 새겨져 있다. 영국 총리 관저가 아니라 제1재무경의 관저라는 역사성을 보여준다. 바로 옆 다우닝 가 11번지는 재무장관(Chancellor of the Exchequer) 겸 제2재무경(Second Lord of the Treasury)의 관저로 붙어 있다.

연혁

다우닝 가라는 거리 이름은 다우닝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세인트 제임스 공원과 인접하고 국회의사당까지는 걸어갈 수 있으며 버킹엄 궁전과도 가까운 이곳은 런던의 요지였다. 정작 다우닝 본인은 건물이 완공되기 전인 1675년 사망했기 때문에, 다우닝 가 10번지에 산 적은 없다.

내부

관저는 런던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별다른 외부 장식이 없는 단순한 형태의 18세기 조지안 타운하우스이다. 화려한 디자인과 다양한 장식의 19세기 건물과는 판연히 다르다. 외관으로는 도저히 일국의 총리 관저라고 볼 수 없다. 원래 일반인의 집으로 지어진 건물을 관저로 쓰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내부에 들어가보면, 대저택의 기본인 높은 천장도 그냥 가정집과 비슷한 수준이고 거실도 일반 여염집보다 작은 아담한 크기다. 보통 다우닝 가 10번지 총리 관저라고 위 사진에 나오는 검은 3층 건물 중 현관 바로 위 2·3층이 총리와 가족이 사는 공간인데, 현관의 크기로 짐작해 아무리 커도 165㎡(약 50평) 아파트를 넘지 않는 크기인 듯 하다. 총리만 11선을 한 개빈 총리는 이 건물에 대해 ‘초라하고 궁색하다(shabby and destitute)’고 혹평했는데, 실제로 화이트 홀 스트리트 좌우에 총리 관저와 나란히 이어져 있는 국방부, 외무부, 재무부 같은 건물들은 외관과 내부 모두 총리 관저에 비해 화려하고 웅장하다.

다우닝가 계단.jpg

다우닝 가 10번지 현관으로 들어가 4~5m 길이의 복도를 지나면 총리 집무실이 있는 5층 건물로 연결된다. 10번지 뒤에 있던 두 집을 합치고 증축해서 만든 건물로, 크고 작은 방 100여 개에서 20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영국 정치의 심장부이다. 복도를 지나 총리 집무실 건물로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돌면 유명한 ‘총리들의 계단’이 나온다. 총리가 실제 근무하는 2층으로 올라가는 이 계단 왼쪽 벽에는 역대 총리들의 서명이 밑에 들어간 A4 크기의 흑백 판화 초상화와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이 나오기 전 총리의 얼굴은 판화로 만들어진 초상화에 담겨 있고 그 이후는 흑백사진들이다. 이색적인 것은 컬러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흑백 사진을 찍어 걸었다는 점이다. 계단 가장 높은 곳에 현직 재임 중인 총리의 초상화가 혼자 차지하고 그 전임 총리들의 사진은 차례로 하나씩 밀려 내려간다. 전임 총리들의 수가 늘어나면 조금씩 자리를 좁혀서 단다.

흥미로운 사실은 ‘총리 관저에 총리 사무실이 없고 책상도 없다’는 것이다. ‘여기가 총리 사무실이다’라고 특정하게 정해져 있지는 않다. 새로 취임한 총리가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일을 보면 그곳이 총리실이 되는 식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집무 공간 바로 옆에 거주 공간이 있으니 집무 공간에 굳이 개인 소유물을 둘 이유도 없다. 총리가 만지는 모든 서류는 공적인 것이니 개인 서랍에 따로 보관할 일도 없다.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하면 위층 개인 서재에 올라가면 된다. 별다른 집무실이 없다는 데는 총리가 방에만 틀어박혀 시간을 보내지 말라는 뜻도 깃들어 있다. 영국 의회는 상시 의회라서 총리는 의회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굳이 관저에 사무실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 필요하다면 아무 사무실에나 들어가 앉아서 서류를 보고 결재를 하면 된다.

관저 이전

총리의 관저는 다우닝가 10번지로 왕실이 하사한 주택으로 현재까지 총리의 관저로 쓰이고 있다.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라도 해도 무방하다. 오래되고, 주택 목적으로 건축된 바람에 관저로 쓰기엔 매우 좁다. 그렇기에 다우닝가 10번지에서 다른 정부청사로 이전할려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무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