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클리드

시클리드
Cichlid
시클리드.webp
학명 Cichlidae
(Bonaparte, 1835)
분류
동물계Animalia
척삭동물문Chordata
조기어강Actinopterygii
키클라목Cichliformes
키클라과Cichlidae

개요

열대어의 종류 중 하나.

상세

학술적으로는 키클라목 키클라과에 속한다. 즉 시클리드란 어떤 한 종을 말하는 게 아니라 시클리드과에 속한 모든 물고기를 말하는 것이다. 매우 성공한 물고기 종족으로, 그 종류가 무려 1500여 종이나 되며, 아직도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성공한 종족답게 서식지도 전세계 곳곳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서식지에 따라 아프리칸 시클리드, 아메리칸 시클리드 등으로 분류된다. 시클리드는 해수어 못지 않은 화려함과 튼튼함으로 널리 사육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식용으로 소개된 틸라피아역돔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된다.[1] 아프리칸 시클리드의 경우 진화연구용으로 많이 쓰인다.

시클리드는 농어목 물고기의 공통적 특징인 가시가 있는 등지느러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페더핀이라고 부르는 폭이 좁은 가슴 지느러미도 이 종의 특징이다. 또한 물고기의 중요한 감각기인 측선(옆줄)에 단절이 있다는 것도 시클리드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다.

인두악, 즉 인두 내에 있는 또 다른 턱 혹은 이빨이 있는 종도 있고 없는 종도 있다. 예를 들어 렙토소마라고 불리는 탕가니카 호에 서식하는 시클리드는 작은 플랑크톤을 인두로 흡입해서 인두 안의 돌기를 이용해서 조각 내어 먹는다. 반면에 다른 시클리드 대부분은 이빨을 이용해서 먹이를 조각낸다.

일반인들도 마트 등지에서 쉽게 접할 수는 있지만, 사실 접하는 건 작아서 부담없어보이는 치어류라든가 좀 눈에 안 띄는 아랫칸에 있는 혈앵무 정도. 그러나 마트에서 파는 시클리드 류는 라미레지 정도를 제외하면 잘 길러서 성체가 될 경우 소위 말하는 소형어 사이즈인 성어 기준 5~6cm급은 가볍게 넘어서 10cm 이상도 넘볼 수 있기 때문에 치어 시절처럼 작은 어항에서 언제까지고 기를 수는 없다.

거의 모든 종이 담수나 기수 지역에서 서식한다.

자손 번식을 위한 노력

시클리드는 기본적으로 환경 적응력이 아주 뛰어나다. 시클리드가 우점종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말라위호와 탕가니카호에서 생물학자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화가 일어나는 이유도 이들이 종의 분화에도 불구하고 환경 적응력을 전혀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동일한 과에 속하는 어종이면서도 매우 다양한 먹이를 먹는다.

시클리드 번성의 또 다른 열쇠는 뛰어난 번식력과 높은 치어의 생존율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시클리드들은 자신의 새끼를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우리나라 수계에 서식하는 어종중에 가장 치어를 잘 돌본다는 가시고기꺽지 같은 수준의 육아가 일반적이라고 보면 된다.

구중 부화종인 마우스 브리더의 경우 수정된 알을 부모의 입안에 넣고 부화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서 돌본다. 부화 이후에 치어가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비로소 치어들을 뱉는데 그 기간은 보통 한달 이상이다. 또한 종에 따라서는 헤엄을 칠 수 있는 치어들을 한동안 돌보는 경우도 있다.

기질 산란종은 산란장의 주위에 머무르면서 알을 노리고 달려드는 포식자를 퇴치함과 동시에 알에 부화를 돕기 위해 산소를 공급하는 등의 일을 한다. 이들도 먹이를 먹기 위해 산란장을 멀리 떠나지 않기 때문에 한동안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특성들 때문에 시클리드가 더욱 더 번성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습성은 수조내에서도 그대로 나타나서 시클리드 사육에 재미를 더해 준다.

마우스브리딩

Mouth Breeding. 안에서 부화와 치어 양육을 한다. 시클리드류 육아기술의 절정. 한자로는 구중부화(口中孵化)가 된다. 치어를 이렇게 기르는 종류를 통틀어 마우스브리더(Mouth Breeder)라고도 한다.

시클리드에게만 나타나는 특성은 아니다. 흔히 이라고 부르는 아시아 아로와나도 구중 부화종이며 아나반티드과에 속하는 베타속 중에서도 베타 마크로스토마, 베타 알비마르기나타 등 일부 종은 구중 부화를 하며 바닷물고기 중에도 구중부화종이 상당수 있다. 다만 이들은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예외적인 경우인 반면 동아프리카의 내륙호(탕가니카호, 말라위호)의 시클리드들은 구중부화를 하지 않는 종이 예외적으로 취급될 정도로 구중부화가 일반적이다.

좁은 공간에 많은 개체들이 모여 사는데다가 워낙에 진화 속도가 빠르다보니 나타난 현상이라고 한다.

구중 부화 형태에 따라서 모계 구중부화와 양친 구중부화로 구분한다.

모계 구중부화는 오직 암컷만이 부화를 담당하는 경우. 암컷은 알을 낳고 바로 입에 물고 수컷이 그 입 안에 방정한다. 실제로 암컷이 알을 무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서 정자를 입 안에 들이려 하지 않기에 수컷의 배지느러미를 보면 알같은 점이 있도록 진화한 종도 있다. 암컷은 이 지느러미에 있는 점을 알로 착각하여 입에 물고 그 때 방정하는 것.[2] 이렇게 하여 부화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입 안에서 알을 보호한다.

양친 구중부화종은 암컷이 먼저 알을 물고 나머지 알을 수컷이 받아서 무는 경우다. 보통은 절반씩 무는 경향이 있다.

종에 따라 치어가 자유롭게 먹이활동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보호하는 경우도 있고 난황을 다 소비하여 유영이 가능한 상태가 되면 바로 풀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다만 후자의 경우 몇몇 놀라운 사례들이 목격되었는데 탕가니카호에 서식하는 시클리드인 렙토소마 점보(C. leptosoma sp Jumbo)의 경우 일부러 새끼를 대형 포식성 어류들의 둥지 인근에 방생한다. 주로 쿠피라고 불리는 물고기의 둥지를 이용하는데 쿠피는 탕가니카호의 최상위 포식자로 물고기 중에서는 천적이 없다. 이렇게 방생된 렙토소마 치어를 쿠피가 자신의 치어들과 같이 돌보게 하는 것.

또한 탕가니카호에는 시클리드의 구중 부화 습성을 이용하여 종족을 번식시키는 물고기들도 있다. 시노돈티스 페트리콜라가 대표적인데 이들은 탕가니카호에 분포하는 작은 메기과의 물고기들이다. 이 놈들은 시클리드가 산란을 하고 방정을 할 때 둥지 근처로 접근해서 재빨리 자신의 알을 산란하고 수정한다. 이렇게 산란한 알을 시클리드들은 자신의 알인 줄 알고 입에 물게 되는데 문제는 메기들의 부화속도가 시클리드보다 빠르다는 것. 결국 시클리드의 입속에서 부화한 메기들은 어미의 원래 알들을 다 먹어치우면서 성장한다. 뻐꾸기와 유사한 탁란 행위다.

여담으로 국내 매니아들도 처음에는 탁란 습성을 이용해서 번식을 시도했으나 쉽게 성공하지 못 했고 해외 브리더들이 기질 산란을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이후 전용의 산란상을 만들어 알을 받기 시작했다. 따라서 국내 부화종도 요즘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크기가 작고 지느러미에 하얀 테투리가 있는 페트리콜라가 더 인기가 있는 편이다.

기질산란종

돌의 구멍 속이나 모래 위, 빈 달팽이 껍데기 속에 보금자리를 틀고 산란하는 종류를 말한다. 같은 종의 새끼는 뭉쳐서 공동양육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 중 탕가니카호에 살고 달팽이 껍질에 산란하는 종류를 특별히 '패각종'이라고 분류해 말한다. 크기가 작고 사육이 쉬워서 한자큐브어항을 큰 장식장에 늘어놓고 종류별로 하나씩 기르는 '축양장'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패각종은 호수 바닥에 쌓여있는 죽은 소라의 껍질을 집으로 삼는다. 보통 암수가 공동으로 영역을 형성하는데 대개는 수컷 한 마리가 암컷 여러마리를 거느리는 하렘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패각 주위의 좁은 영역만이 필요하며 번식도 쉽기 때문에 칙칙한 색상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있는 편.

특히 세대 번식(먼저 태어난 새끼들이 늦게 태어난 새끼를 돌보는 종류)을 하는 물티나 시밀리스는 여전히 인기있는 패각종.

기질 산란종중에 대표적인 종은 탕가니카호에 서식하는 알토람프롤로거스 속의 물고기들이다. 보통 매니아들은 알토종이라고 통칭한다. 야생에서는 바위의 틈에 산란을 하는데 사육 상태에서는 빈 소라 껍질이나 PVC파이프안에 산란하는 경우가 많다. 즉 좁은 구멍에 알을 놓고 구멍을 지키면서 새끼를 부화시키는 종이다. 브리더들은 PVC파이프를 매우 선호한다. 치어를 분리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시클리드의 종류

아메리칸 시클리드

시클리드는 사실상 열대 담수 수계 전체에 분포한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아메리칸 시클리드는 북중미-남미에 분포하는 시클리드들을 의미한다. 하지만 관상의 대상으로 삼는 시클리드의 대부분이 사실은 남미, 그것도 아마존강과 그 지류에 분포하기 때문에 아마존산 시클리드를 통칭하는 의미로도 쓰인다. 애어가들은 흔히 "강고기"라고 부른다.

니그로, 오스카, 그린테러 등 중성수계인 경우 중남미 계열이 많고, 엔젤, 디스커스, 아피스토그라마, 라미레지 등을 필두로 한 산성수계의 아마존 계열로 나뉜다.

아메리칸 시클리드 중에 사육 역사가 긴 것은 엔젤피쉬와 디스커스인데 오랜 사육 역사만큼 많은 개량이 이루어졌다. 특히 디스커스는 교잡, 근친교배, 동물성 단백질의 집중적인 공급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개량이 이루어져 왔다.

아프리칸 시클리드

아프리카에서 시클리드가 많이 번성하던 곳은 빅토리아호, 말라위호, 탕가니카호의 세 거대한 민물호수이다. 그런데 이중 빅토리아호는 당시 일대를 식민통치하던 영국이 낚시와 식량자원 확보를 명목으로 북아프리카에 서식하던 '나일퍼치'라는 육식어종을 방류하여 기존의 생태계를 개발살내버린 탓에 고유종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다만 나일퍼치의 역할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는데 나일퍼치가 이전에 빅토리아호에 존재하지 않던 포식자이기는 했지만 모든 시클리드를 다 잡아먹어서 씨를 말리기에는 힘들다는 주장이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학자들은 나일퍼치보다는 환경 오염에 주목하는데 빅토리아호의 수질이 나빠지면서 탁도가 증가하고 시력에 의존해 짝을 찾는 시클리드들의 번식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현재의 정설은 나일퍼치들의 포식으로 시클리드의 개체수가 감소하며 발생한 환경오염이 겹쳐져서 절멸에 가까운 재앙이 초래되었다는 것. 오히려 현재는 시클리드의 개체수 감소로 인해 먹이를 찾기가 힘들어진 나일퍼치들도 동족포식을 하며 점점 개체수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말라위호와 탕가니카호 두 호수는 다행이 고유종이 잘 보존되어 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지역 시클리드들은 같은 호수에 분포하는 같은 종이라고 해도 지역에 따라서 색상의 변이가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특성이 있다. 그 이유는 서식 환경이 상호간에 고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유명한 시클리드 전문가 애드 코닝(Ad Koning)에 의하면 우리가 관상의 대상으로 삼는 작은 시클리드들은 주로 호반 근처의 얕은 모래지대나 암석지대에 분포하는데 각각의 지대 사이에 존재하는 넓은 수역에는 포식성 어종들이 다수 살기 때문에 작은 물고기들의 서식지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다양한 지역 변이가 발생했다는 것.

서식 환경에 따라 형태나 습성의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말라위-탕가니칸 시클리드의 경우는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1> 열린 공간에서 사는 종류들

이 놈들은 열린 공간에서 무리를 지어 다니는 경우가 많으며 주로 물속에 있는 작은 부유물이나 플랑크톤을 먹으면서 살아간다. 이른바 군영하는 시클리드라는 놈들은 대체로 이 분류에 속한다.

2> 바닥에 사는 종류들

Sand Dweller라고도 부르며 모래 바닥 혹은 암석이나 수초가 혼재된 모래바닥에 살아간다. 주로 모레속에 있는 작은 생물을 아가미를 이용해서 걸러 먹는다.

모든 종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번식시에 산란을 위한 구덩이를 파는 경우가 많다.

3> 암석 거주종들

이 놈들은 주로 암석이 많은 지대에 거주하며 암석 주위로 영역을 가진다. 대부분 몸이 심하게 측편되어 있는데 포식자의 위협이 있을 경우 좁은 암석틈으로 잘 숨기 위해서이다.

4> 대형 육식어류

주로 깊은 수심 혹은 열린 공간에서 살아가며 다른 물고기를 포식한다. 사육되는 종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며 프론토사가 대표적이다.

5> 패각 거주종(패각종)

호수 바닥에 있는 소라껍질을 집으로 삼아 거주한다. 소라껍질은 포식자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숨는 용도외에도 산란장의 역할도 한다.


  1. 얘는 식용이지 관상용은 아니다. 일단 생긴 것부터가 관상용으로 쓰기엔 별로 안 이쁘고 덩치도 있기 때문.
  2. 출처 : "최재천의 인간과 동물"(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