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이 중국을 조국이라 하는 이유

"조선족은 중국에서 태어났고 중국 국적을 가진 중국인이다."

8년째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조선족 파 모씨는 자신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중국인이냐? 한국인이냐?"라며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중국인이지만 한민족이냐고 물으면 한민족이라고 대답한다"고 덧붙였다

주한 중국대사관이 "전통문화(한복)는 한반도의 것이며 중국 조선족의 것"이라 표현하면서 한국 고유의 전통 의상인 한복을 중국 55개 소수민족 중 하나의 문화로 치부하면서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한중 갈등의 중심에는 중국 국적자이면서 한민족인 조선족이 있다. 그렇다면 '조선족은 한국인인가, 중국인인가?'라는 물음과 마주하게 된다.

중국의 조선족은 중국인인가?

조선족은 북한을 지지하는가?

중국의 조선족 정책은 첫 단추부터 잘못되었다

페북메모 1

1) 중국 공부를 하다보면 조선족 엘리트 계층에 속한 사람들이 쓴 글이나 논평, 강의록등을 보게 된다. 여기서 볼 수 있는 조선족과 중국 중앙정부의 보이지 않는 마찰과 타협의 역사를 보게 된다.

2) 조선족 엘리트들은 중국 중앙정부와 마찰을 빚지 않으려 한다. 또한 중국 중앙정부 역시도 조선족 자치에 대해 최대한 간섭하지 않는다. 조선족자치구와 중앙정부가 조선족자치구에 한국 영사관 설치나 남북한 국가 원수의 조선족 방문을 극도로 꺼리고 것이 하나의 예일 것이다. 한국 정부가 연변시를 방문해 조선족자치구 지도자들을 예방했다는 기록은 없다. 북한은 제작년에 한번 김정은이 조선족자치주를 방문한게 전부다.

3) 조선족 엘리트들은 한국 정부가 자신들을 끌어안으려는 시도를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점이다. 중국 조선족은 나름대로 한반도(또는 조선반도)의 고국문화와 다를 뿐만 아니라 중국내 다른 민족 집단과도 엄연하게 구분되는 독특한 역사적 그리고 문화적 전통을 구축해왔고 아울러 중국조선족이라는 새로운 집단적 정체성(collective identity)를 형성해왔다.

한국에서 조선족은 아무리 애써봤자 이류로 남아질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매우 거칠고 엄한 경쟁사회인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육, 인맥 그리고 거기서만이 받아들여지는 그들만의 게임의롤을 알아야만 한다는 것을 알았으며. 이러한 것들 중 그 어느것도 중국의 소수민족인 조선족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조선족 사회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현상황을 쉽게 말하자면 중국 정부가 아쉽지 않게 우대를 해 주고 있고, 한국으로 가봐야 한국에서도 소수민족 취급받으며 천대받을 운명이니 차라리 현상 유지가 낫다는 결론이 조선족 지도부내에서 있는듯 하다.

4) 한국에 대한 정치적 경계와 견제와 별개로, 조선족은 조선노동당에 대한 언급을 극단적으로 꺼린다. 1980년대 이전의 조선족 자치구에 대한 연구가 국내에서는, 특히 지금의 내 환경에서는 더이상 진행되기 힘들지만, 확실한 자료로서, 증언 확보된 것은 1970년대 중반 시기에 조선노동당을 지지하는 세력과 중국공산당을 지지하는 세력이 첨예하게 대립하였으며, 동북공정의 원인에 대해서 한국의 민족주의보다도, 이 조선노동당을 지지하는 세력에 대해서 극단적인 경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5) 모범적인 소수민족이라고 중국내에서 우대받는 것과 별개로, 중국 중앙정부가 진행하는 동북공정과 한족 이주 정책에 민간 위주로 적극적으로 반항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한국 문화를 이용하고 있다. 최근 조선족 미디어가 적극적으로 한국화하는 이유도 어느정도 조선족 자치구의 위기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선족 사회가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긴 하지만 중국의 경제발전과 동화정책, 변화속에서 무너지는 소수민족을 지키는 수단으로서의 한국문화 진흥을 진행하는 편이다. 변수는 중국의 경제 발전으로, 조선족 사회가 한국에 대한 경계를 하고 있으며, 조선족이 한국에 오는 것은 허가되지만 역은 극단적으로 힘들다는 점이 문제다. 한국인이 중국에 살면 그 사람은 재중동포가 되지 조선족이 되지 않는다.

조선족의 딜레마는 이 곳에 있다. 조선족은 역사과정중에서 남북한과 단절되었고, 북한과의 연대를 유지하는 조총련과 달리 1970년대에 북한과 첨예한 갈등을 형성하며, 그 와중에 중국공산당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남북한과 괴리된 자신만의 집단정체성을 1980-1990년대 즈음에 확실하게 형성하였으며 조선족 사회에 자부심을 가지고 조선족의 정치체계에 만족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집단정체성의 형성은 한국에서의 차별을 초래하였으며 그리고 조선족 사회의 박탈감을 가져왔다고 본다. 조선족은 선택에 기로에 놓여있는 것이다. 중국인의 조선족으로 남아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조선족이 재중동포로서 정체성을 새로 확립할 것인가에 기로에 있다고 본다.

페북메모 2

"북한이 판소리와 각종 민족문화를 자신의 문화라고 세계인앞에 소개한다 해서 기분 나빠할 사람은 없다. 근데 중국은 왜 안되지? "
한국인들이 중국의 민족문화의 하나로서 한민족의 문화를 소개하는 것을 보고 기분이 나빠하는 이유는 "중국이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을 살펴보면 한국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문화를 중국 것으로 한다'는 것이 아닌 '중국 내에 있는 한국계 소수민족의 문화를 중국문화의 일부분으로 인정한다'는 개념에 가까우며, 이는 중국의 자국 내 소수민족 정책의 일환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
55개의 소수민족 문화를 소개하는데 있어 "한국과 외교관계가 있으니, 너희는 중국문화로 안끼워줌 ㅇㅇ" 이럴 수는 없는거 아닌가. 만약 이러한 발언을 실제로 한다면, 이는 조선족 사회를 한국의 하위문화로 취급하는 발언이 될 수도 있으며, 이러한 행위는 조선족 사회가 중국이라는 정체성에서 이탈하게 할 수있는 문제이다.
그런고로 중국은 지금 엄밀히 말하면 이 문제에 대헤 한국의 입장따위는 들어줄 생각이 없어보인다. 조선족 지식인들과 중국 정치인들의 계획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조선족이라는 정체성을 두고 중국의 수뇌부와 조선족 지식인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조선족 사회 사이에서는 남북한을 "고국"으로 중국을 "조국"으로 명확하게 구분하기 시작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정착하려고 노력했던 조선족들의 집단적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한국에서 조선족은 아무리 애써봤자 이류로 남아질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매우 거칠고 엄한 경쟁사회인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육, 인맥 그리고 거기서만이 받아들여지는 그들만의 게임의 룰을 알아야만 한다는 것을 알았으며. 이러한 것들 중 그 어느것도 중국의 소수민족인 조선족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의 상황과 다르게 중국 정부는 이들에게 자치권은 물론이고, 민족 문화를 보존하기 위한 기관들도 신설해주며, "삶의 터전"을 만들어주고 있다. 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아쉽지 않게 우대를 해 주고 있고, 한국으로 가봐야 한국에서도 소수민족 취급받으며 천대받을 운명이니 차라리 한국에서 3류 취급 받는것보다는 "한국" "북조선" 그리고 "조선족"의 민족3분지계식의 현상 유지가 낫다는 결론이 조선족 지도부내에서 있는듯 하다.
결국 조선족 문화가 중국의 소수민족문화중 하나라고 소개된다고 해서 조선족의 정서로서는 전혀 이상한게 없다. 중국 정부는 좋든 싫든 남북한과 구별되는 정체성을 가진 "조선족"을 대표하는 국가이니깐. 여기까지 읽으면, 아마 아래 문장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북한이 판소리와 각종 민족문화를 자신의 문화라고 세계인앞에 소개한다 해서 기분 나빠할 사람은 없다. 근데 중국은 왜 안되지?

페북메모 3

중화민족의 개념에 대해서 한국인이 가지는 가장 큰 오개념은 중화민족은 공식적으로는 "사회주의 대가정"으로서의 민족적 일치를 강조한다는 것을 간과하고, 중국이 부족적 개념의 중화민족을 만들어낸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동북공정과 같은 "속지주의 역사관" 확립은 단지 중화민족이란 운명공동체를 만드는데에 있어서 하나의 프로젝트일 뿐이며, 중국이 소수민족정책에서 수많은 부분에서 접근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뿐이지, 역사학적인 맥락에서 중화민족 개념을 공격한다는 것은 그닥 유효한 타격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중국의 중화민족 건설의 궁국적 목적은 그런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이걸 스타크래프트 군단의 심장 스토리를 예를 들며 설명했는데, 스타크래프트에서 저그라는 종족은 어둠의 절대자에 의해 납치되고 개조되어서 군단화되고 서열화된 "군단 저그"과, 개조되기 이전의 "원시 저그"로 나뉜다.
저그는 원래 서로 잡고 잡아먹히며 개체들이 돌연변이로 만들어낸 유전자를 서로 뺏고 빼앗기며, 더 효율적으로 진화하는데 특화된 종족이라고 한다. 같은 맥락에서 원시 저그는 세력이라는 것이 없고 자기들끼리 잡아먹고 진화하는 그러한 자연 상태의 무질서한 종족이다.
원시 상태의 저그는 수많은 부족이 있었고, 군단 저그 역시 수많은 원시 저그의 부족출신들을 납치하여 필요없는 유전자는 도태시키고, 절대자와 군단의 의지에 의해 "조직적으로" 개조되어 군단에 소속되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플레이어들이 만지는 저그는 해처리(플레이어)의 철저한 지휘대로 움직이고 퀸과 오버로드들에 의해 보조하에 싸우는 조직된 "군단 저그"다.
군단의 심장 캠페인에서, 군단 저그들은 저그의 유전자적 아름다움과 군더더기 없이 "전투"라는 목적에 최적화된 설계를 자랑하면서, 원시 저그들은 진화적 방향성이 없고 매우 군더더기가 많고 유전자를 탐하고 모으는데만 집착하는 저열한 종족이라고 깐다.
군단 저그들은 자신의 부족과 종족에 소속되기보다는, 군단의 아름다음과 전투 효율성을 자랑으로 여기고, 군단의 목적을 위해 철저히 싸우는 병기로 묘사된다.
중화민족에 소속된 조선족들이 한국인을 바라보는 것도 군단 소속의 저그가 원시 저그를 바라보는 시선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더 노골적이게 말하자면, 조선족의 사상적 흐름의 중심에 있는 이들의 눈에서의 한국인은 "조직화, 정치화되어있지 않고, 사상적으로 깨어있지 않는" 소위 말하는 다듬어지기 이전의 "원석 상태"의 사람들이다.
사회주의 대가정 소속으로서의 조선족과, 자연 상태의 조선족(한국인) 이 분류법을 이해한다면, 조선족의 정치적 행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이 이따금씩 한국인을 향해 "같은 민족"을 강조하면서도, 중국의 이익에 복무하고 중국을 조국이라 부르는데 꺼리낌이 없는 이유도 이와 같다. 같은 종족으로서의 동포보다는 사회주의 대가정으로서의 소속을 더 상위로 생각하기에 나올 수 있는 행동인 것이다.
조선족 내부에서도 다양한 사람이 있고, 이미 이동할 사람들은 한국으로 이동했다고 보여지는 현 시점에서, 중국 내부에 남아있는 조선족과 조선족 정치세력들의 민족정체성은 일반적인 한국인과는 다른 것이 분명하며, 심지어 오래 전부터 한국에 체류하고 있던 90년대 이전 조선족과의 집단 정체성과도 상당 부분 개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