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사이버공화국/역사

정착 이전

근대사

공화국에서 근대사란, 19세기에서 21세기 초까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는 공화국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21세기의 첫번째 반 백년에 관해서 저술한다.

2012년, 미국의 천문학자 잭 존스(Jack Jones)는 자신의 이름을 붙여주게 될 별을 하나 발견한다. 태양과는 꽤나 가까운 7광년 거리에 위치하는 별이 어떻게 2012년이 되어서야 발견 되었는지에 관한 자료는 공화국에 남아있질 않지만, 존스는 '존스' 항성에 암석 행성이 3개가 있음을 발견하고 각각 존스a, 존스b, 존스c라는 번호를 붙였다.

시간이 조금 흘러, 어느덧 2020년대를 맞이하였다. 그러나 2020년대 초창기를 휩쓴 범인류적 자연재해는 인류는 물론 이들의 세상을 아주 바꿔놓는 계기가 되었다.

2020년대부터 2040년대 말까지 30여년간 범지구적 전쟁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갔고, 특히 미국에서는 제2차 미국 내전이 일어나 국가를 황폐화시켜갔다.

북미의 분열과 삼당정치의 시작

수년간의 내전이 끝나고 4개의 나라로 분열된 북미 대륙의 서부에서는, 자유·평등·인간 존엄성의 가치와 자유민주주의 이념의 최후의 수호자를 자처하면서, 해당 지역으로 모인 이들과 그들의 대표자들에 의한 국가 크파리나(CPaRINA)가 2054년 세워진다.

한편, 북미 대륙 동부 지역에서는 기업국가 뉴 아메리카 엔터프라이즈(CENA)가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자신들만의 자본주의 체제에 입각한 경제질서를 세워가며 통치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제2차 미국 내전 이후에 독립했던 크파리나와는 달리, 내전 도중이던 2048년 경 연방의 통제에서 완벽히 벗어났음을 표방하였다. 또한 제4차 세계 대전을 일으키고는, 아시아의 억압적인 국가자본주의 경제의 전체주의 국가인 중화(中华), 유럽 세계의 새로운 패권자인 켈러-벤티밀리에세 그룹(Group of Kehler-Ventimigliese; GKV)과 함께 세계를 삼등분했다.

기존의 미합중국(USA)은 수도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를 포함한 동서부 지역을 대부분 상실하고, 원래의 중부 지역으로 그 영역이 제한되었다.

CENA와 중화, GKV를 아울러 삼당연합(Triparty Coalition)으로 부르고 이들은 삼당위원회(Triparty Commission)를 설치하여 세계를 통제하려 하였다.

범세계적 저항

그러나 이들에 맞써 전세계적인 저항을 피할 수는 없었다. 체제에 대한 대항은 여러 형태로 이루어졌으나, 그 중심으로는 크파리나가 있었다. 크파리나는 이상향을 위해 찾아온 이들이 많았기에, 그들에게 연관될 수도 있는 국외 문제의 개입 역시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기울어가던 미합중국은 결국 제3차 내전으로 무너지고, 크파리나의 시민들 중 자국의 이상향에 의문을 품은 자들 일부는 삼당위원회와 내통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하였다.

외우주 진출 프로젝트의 실행

외부 우주 개척의 추진

당시 CENA를 구성하던 복합 기업체의 중심에는 스카이브릿지라는 기업이 있었고, 그 소유주인 오러스 오퍼(Aurus Auferr)는 태양계 바깥 우주의 탐사를 기획하고 있었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외부 우주 개척이라는 이벤트로 우주 통제권을 완전히 확립하고자 한 그의 의도는 2070년부터 실행에 옮겨지기 시작하였다.

오러스 오퍼가 점찍어 둔 곳은, 약 4.4광년 떨어진 알파센타우리와 5광년 떨어진 존스 행성계(Jones System)였다. 그러나, 존스 행성계에 사람의 이주가 가능한 것으로 추측되는 행성이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의해 존스 행성계가 선택되고 최종목적지는 존스b로 정해진다. 이후 존스 별은 오러스 오퍼에 의하여 '엔터프라이즈 (Enterprise)'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행성계의 이름 역시 엔터프라이즈 행성계(Enterprise System)로, 그에 속하는 행성들의 통칭 역시 엔터프라이즈 a, b, c로 변경되었다.

2050년 이후로 손 떼고 있던 항공우주 분야에서의 사업을 재개함과 함께, 엔터프라이즈 행성계로의 비행을 위하여 우주선의 건조를 시작하였다. 비록 그가 지배중이던 복합기업과 그 치하의 국가 재정에 큰 영향이 있었으나 그의 사업은 계속하여 추진되었다. 본인이 사업으로 쌓아올린 모든 자본과 기술을 쏟아부어 10년만에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동수단이 총 4대가 만들어졌다. 스카이베슬 선단(Skyvessels Fleet)이라고 이름지어진 우주선단은 사령선 1대와 거대 수송선 3대로 이루어져 있었다. 수송선 한대는 냉동수면 처리된 탑승자 6100명의 수용이 가능하였으며, 사령선에는 2700명의 냉동수면 처리 탑승객과 100명 정도의 非수면 탑승자의 수용이 가능하였다.

인간 사냥(Manhunting)

오러스 오퍼가 한 갑절이 넘도록 꿈꾸어 온 이상의 실현을 위하여, 이 늙은 경영자가 추진하던 프로젝트에는 이제 탑승자들이 필요했다. 임직원 중 이를 자원한 자들과 또한 경영진 내부의 권력 투쟁에 밀려 반강제로 탑승 당한 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합쳐 약 500여명이 지원하였다. 오러스는 예상 외로 적은 수의 지원자에 실망하였으나, 그나마 지원으로 모아진 인원에게는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켜주는 혜택(CENA의 계급사회 구조에 관한 설정은 이후 게시될 개별 배경설정 게시글을 참조)을 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2만명 규모가 넘는 자리가 비어있었고, 오러스는 이를 어떻게든 채워 넣으려 했다. 결국 그는, 본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국제적인 협력을 얻기로 했다. 삼당위원회를 통해 이를 위한 '인간 사냥'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CENA 측은 주로 미주 지역에서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납치하였고, 중화 역시 자신들의 영역인 동아시아에서 무차별적 납치극을 벌였다. 의외로 GKV에서는 협조에 소극적이어서, 몇몇 반군 포로나 연립 야당의 수뇌부, 혹은 주요 재야 인사들을 납치해오는데 그쳤다.

특히 크파리나에서는 CENA와 중화의 합동작전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이는 크파리나에 중화의 압제를 피하여 동아시아 지역에서 망명해온 이들이 상당히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해당국의 주요 정치 거물들을 시작으로, 일반 민간인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을 납치하였는데 이후 이들은 공화국 역사에서 간과할 수 없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러나 그 과정은 끔찍할만큼 잔인하였다. 인간 사냥을 통한 인간 수집을 본래 명목으로 했던 것이 점점 감정적인 싸움의 성격이 추가되었던 것인데, 그 잔인함과 폭력의 보편성에 의해 공화국 국내 역사학계는 이를 제4차 세계대전으로 여기고 있을 정도이다.

지구 출발

아무튼, CENA에서는 10만여명을 끌고와서 5만명을 솎아낸 후 명분과 실리적 이유에 따라 청년기 및 중년기의 성인 남녀 1만 5천명을 포함한 나머지 2만여명을 스카이베슬 선단의 거대 수송선 3대에 나누어 냉동 수면 처리하였다.

엔터프라이즈b 행성을 최종 목적지로 하여, 광속의 50%라는 인류 역사상 유래가 없는 속력을 통한 비행은 2085년 11월 11일, 우주에서 건조된 거대 수송선 무리에 지구에서 발사 후 우주에서 재조립된 사령선이 합류하며 스카이베슬 선단을 완성시키면서, 그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5광년에 가까운 거리를 두고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하여, 10년에 걸친 비행이 시작되었다. 불과 10년에 걸쳐 그 먼거리를 이동하였지만, 냉동수면 장치에 들어가 있던 이들 대부분에게는 시간이 멈춰있었고 이는 이후에 공화국 시민들 중 기성세대에 속하는 자들 대부분이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약 10여년은 어려보이게 된 이유가 된다. 하지만 항행 중에는, 각종 비윤리적 행위가 자행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인간 사냥'으로 끌려온 이들은 냉동수면 장치에 들여질 때 기본적으로 나체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장치에 수용되면서 이들의 입, 항문, 생식 기관 등의 부위에는 일종의 튜브가 꽃혔고, 혈액이나 정액, 타액 등 유전 정보가 담긴 체액을 채취하였다. 특히 선단의 관리인력을 자처한 이들은, 명령에 따라, 남성 수용자에게서 채취한 정자를, 다른 여성 수용자에게서 채취한 난자와 수정을 시켜 만든 배아를 대규모로 냉동 보관하기도 했다. 수용자에 대한 동의는 당연하게도 없었고, 또한 채취를 당하는 자들 역시 무작위로 선발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들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수정되었던 배아는 냉동 보관 되었다가 비행이 끝난 후 각종 목적에 따라 이용될 계획이었는데, 현재의 공화국 사회에서는 이들을 가리켜 '지구계 외계인(Terran-Extraterrestrial)' 혹은 영문 약칭인 '터렉스트라(TerrExtra)'라고 불린다. 또한 이런 '터렉스트라'들은, 민주화 전쟁 이후에도 생물학적 부모나 가족들에 의해 버려지는 경우가 많이 존재하게 된다.

외계로의 진입

한편, 스카이베슬 선단이 엔터프라이즈계에 진입을 하던 무렵이었다. 2번 수송선에서 큰 문제가 발생했다는 신호에, 관리인력 중 4분의 1인 25명이 관리자 전용기를 타고 2번 수송선에 접근한다. 이후, 심각한 기술적 결함이 추정됨을 밝히고는 해당 우주선의 점검에 나서겠다는 무전을 보내었다. 그러나 그 무전은 마지막 대화가 되고 말았는데, 무전이 있고 약 3시간 후 2번 수송선 점검자들과 연결된 교신 채널 너머로 폭발음이 들려오더니 해당 수송선이 선단을 이탈하며 통신이 두절되었기 때문이다. 선단을 이탈한 2번 수송선은 당초의 진입 구간의 정반대편으로 날아가버렸다. 또한 선단 역시 전열이 흐트러지자, 그 주위에 생성되어 있던 얇은 자기장 막이 와해되어 경로의 진행에 장애가 생기고 말았다. 결국 엔터프라이즈 b의 궤도에 진입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중앙 컴퓨터의 판단으로, 조기에 속력을 줄이고 그나마 궤도 진입의 난이도가 쉬웠던 엔터프라이즈 c행성으로 진로가 변경되었다.

중앙 컴퓨터가 표시한 시계에 의하면 2095년 8월 31일에, 스카이베슬 선단은 한대의 우주선을 잃은 채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였다.

정착 이후

새로운 삼당연합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