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대게르만국


The only thing we have to fear is fear itself.
두려워해야 할 유일한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
– 프랭클린 D. 루즈벨트, 1941
광명의 제국우리 시대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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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의 제국 로고.pngHeil Hitler!
폴크샬레의 거대한 대리석 기둥들 사이, 찬란한 금장 장식과 붉은 휘장이 드리워진 연단 위에서 총통은 천천히 연설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권위에 차 있었고, 청중은 숨을 죽인 채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1962년, 세계는 여전히 그의 이름 앞에 떨고 있었고, 독일은 그의 의지 아래 철저히 움직였다.그러나 연설이 중반을 넘어가던 어느 순간, 그의 목소리에 이상한 떨림이 감지되었다. 단어들은 뭉개졌고, 자음은 혀끝에서 맴돌다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청중들 중 일부가 서로를 돌아보며 웅성거렸고, 연단 아래에 대기 중이던 경호원들과 참모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총통은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달싹였지만, 그 말은 끝내 형태를 갖추지 못했다. 눈동자가 허공을 헤매다 이내 동요를 잃고, 그는 비틀거리더니 앞으로 쓰러졌다. 강단 아래에서 울려 퍼진 비명과 함께, 그의 몸은 무겁게 붉은 카펫 위에 쓰러졌고, 폴크샬레 전체는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시간이 멈춘 듯한 정적 속에서, 경호원들이 달려들었고, 의료진이 긴급히 호출되었다.알베르트 슈페어는 권력 공백의 무서움을 알았고, 총통의 부재가 얼마인지도 모르는 상황 속 공백이 지속되면 그 끝도 참담할 것을 알고 있었다. 슈페어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총통의 부재를 틈타 각료회의를 장악했고, 언론을 통제하며 메시지를 일원화했다. 3일째 되는 날, 그는 국가방송에 출연해 담담히 선언했다.
“총통은 현재 73세이며, 건강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총통의 평안한 노후를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정을 안정시키기 위해 본인이 전권을 위임받아 국가 수상의 책무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그 연설이 전파를 타고 퍼져나가던 순간, 독일 전역은 침묵했다. 어떤 이들은 안도했고, 또 어떤 이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슈페어의 말은 분명 부드러웠지만, 그의 의도는 너무도 선명했다. 총통의 권력은 실질적으로 박탈되었고, 수상의 이름으로 독일은 새로운 체제로 접어들고 있었다.그리고 사흘 만에, 총통은 마침내 의식을 되찾았다. 병실은 어둡고 조용했으며, 그의 곁에는 단 한 명의 보좌관이 앉아 있었다. 총통은 천천히 눈을 떴고, 흐릿한 시야 속에서 천장을 응시했다. 보좌관은 눈물 섞인 목소리로 조심스레 말했다.
“총통각하, 이제야 깨어나셨군요.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총통은 일어나려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대신 그는 힘겹게 속삭였다.
“무슨 일이 있었지..?”
보좌관은 눈물을 삼키며 모든 사실을 차근차근 전하기 시작했다. 슈페어의 움직임, 전권 장악, 그리고 다른 측근들마저도 이제는 서로를 의심하는 상황. 말없이 듣고 있던 총통은, 한동안 침묵한 채 눈을 감았다. 그리고 마침내, 길고도 짧은, 무거운 침묵을 깨며, 입을 열었다.
슈페어놈, 내가 널 믿었건만..
광명의 제국 로고.pngHeil Hitler!
히틀러는 몸을 가누는 데 며칠이 더 걸렸다. 침대에 누운 채 보좌관과 극소수 측근의 보고를 들으며 그는 점차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슈페어는 더 이상 단순한 기술관료가 아니었다. 그는 전권을 장악한 실질적인 지도자가 되어 있었고, ‘총통의 노후를 위한 조치’라는 부드러운 언어로 권좌를 합리화했다. 언론은 조용히 방향을 틀었고, 군부는 혼란에 빠져 있었으며, 과거의 충성스런 동지들은 온갖 곳에 흩어져 있었다.히틀러는 한동안 창밖만을 응시했다. 창 너머엔 여전히 독일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었지만, 그것이 과연 자신의 깃발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그는 고요한 병실 안에서, 서서히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그리고, 그는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힘러에게 전하라. 아직 충성스런 자들이 남아 있다면, 그들을 다시 모으라고..
슈페어에게 전해라, 나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진실을 말할 준비가 된 목소리들, 그것들을 쓰게..
이제는 말이 아닌 총과 칼로서 답할 때다.
광명의 제국 로고.pngHeil Hitler!
어둠이 깔린 병실. 히틀러는 깊은 호흡 끝에 조용히 일어섰다. 체력은 여전히 불안정했지만, 정신만큼은 맑았다. 그는 보좌관을 불러 문을 잠그게 했다. 그리고는 낮게,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힘러에게 연락을 취하라. 공식 채널이 아닌, 옛 방식대로. 아직 충성스런 자들이 남아 있다면, 그들을 다시 모으라고 전하라..”
보좌관은 순간 놀랐지만, 곧 고개를 숙였다.
“예, 총통각하.”
48시간 후, 바이에른 숲 지하 벙커에선 긴밀한 회동이 열렸다. 세월에 찌든 옛 SS 장교들, 이름도 지워졌지만 사라지지 않은 그들은 어두운 방 안에서 하나둘 모여들었다. 어떤 이는 이미 한직에 밀려 은둔 중이었고, 또 어떤 이는 신분을 바꾸어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 앞에 놓인 것은 과거의 영광이 아닌, 다시금 칼날을 갈아야 할 이유였다. 히틀러는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직접 녹음한 단 7분짜리 음성이 회의장의 심장을 조여왔다.
“이 제국은 우리가 세운 것이다. 우리가 지켰고, 우리가 타락시켰다. 그러나 이제 다시, 우리가 바로잡아야 한다.”
회의가 끝났을 무렵, '잿더미 속의 검은 제복'이라 불린 조직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새로운 명칭도, 공식 휘장도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움직였다. 조용히, 그러나 치명적으로. 슈페어의 측근들 중 일부는 이유 없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정보국 고위 간부의 아내는 자살로 위장된 독살을 당했다. 베를린 한복판에서조차, 낯선 그림자들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히틀러는 침대에 앉은 채,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보고가 끝날 무렵, 그는 작게 웃었다.
죽지 않은 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광명의 제국 로고.pngHeil Hitler!
바이에른 산악지대, 겉보기에 평범한 산장 지하에서는 짧고 조용한 회의가 막 끝난 참이었다. 천장에서 드리운 조명이 바닥에 흐릿한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었고, 방 안의 공기는 장작 냄새보다 오래된 철제 서류함과 기름 냄새로 가득했다. 이곳은 정부 기록상 존재하지 않는 장소였으며, 정부의 감시망조차 접근할 수 없는 구역이었다. 방 안의 인물들은 각자 신분도, 직위도 다르지만, 그 누구도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오직 옛 기억과 공통된 계율로만 서로를 인식했다. 한때 SS 중앙보안국에서 고문관이었던 자는 지금은 바이엘른 방직연합의 부회장으로 살아가고 있었고, 동방보안사령부에서 정보국을 이끌었던 자는 15년째 에센의 지역신문사 편집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들은 과거를 지운 자들이었지만, 결코 잊은 자들은 아니었다. 회의의 마지막에 재생된 것은, 총통 히틀러의 녹음된 육성이었다. 그것은 단 7분, 쉰 목소리였으나 그 어떤 연설보다 날카롭고 응축된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들에게 총통은 여전히 존재했고, 그의 말은 명령이었다.베를린으로 돌아온 그들 중 일부는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슈페어 체제의 정보망은 견고해 보였지만, 전후 확장된 관료기구는 이미 내부에서 부식되고 있었고, 몇몇 요직은 형식적인 충성 맹세만으로도 충분히 침투 가능한 상태였다. 한때 SS 내부에서 행정처리를 맡았던 자가 정보부 제2국에 복귀했고, 북방건설청에서 자료 정리를 담당하던 자가 연방경제기획위원회 기록실로 발령받았다. 이들은 전혀 의심받지 않았고, 심지어는 “참신한 인재의 귀환”이라는 기사까지 신문에 실렸다. 그러나 그들이 실제로 작성한 보고서는 모두 별도의 통로로 전달되었다. 잊혔던 터널, 폐쇄된 통신망, 전시 암호체계는 다시 살아났고, 어둠은 이제 단지 암시적 상징이 아니라 실제적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었다.슈페어는 이러한 미세한 변화들을 직감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는 정확히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감각은 지워지지 않았다. 측근들 중 일부가 설명할 수 없는 사고로 사망하거나, 돌연 업무를 중단하는 일이 늘어나자 그는 결국 비공식 대책회의를 열었고, “비정상적 내부 교란의 징후”라는 이름 아래 감찰조를 편성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조차, 이미 ‘그들’은 감찰조 내부의 행정관 한 명을 포섭해 두었고, 이후 보고서는 대부분 선택된 정보만을 전달했다. 슈페어는 여전히 권력의 중심에 있었지만, 점점 더 외로운 자가 되어갔다.히틀러는 병실에 앉은 채로 모든 보고를 받아들었다. 의사는 그의 상태가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지만, 그 누구도 그가 매일 아침마다 짧게나마 걷기 훈련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다. 보좌관은 그가 작성하는 메모를 직접 타이핑하여 암호화했고, 특별한 동선으로 지하 통신실에 도달한 정보는 다시 암호망을 타고 전달되었다. 그가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 사람’이라 불리는 인물은 매일 밤 회신을 보냈다. 그 인물은 대외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국방부 인사기록부에도, 연방 치안국 명단에도 이름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작전을 지휘했고, 죽어야 했던 이름들을 하나씩 부활시키고 있었다.밤이 깊어가던 어느 날, 히틀러는 갑자기 창가로 몸을 돌렸다. 봄바람이 살짝 열려 있던 창을 흔들고 있었고, 멀리선 경찰차의 사이렌이 길게 울리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고 중얼거렸다. “죽지 않은 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보좌관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저 조용히 대기했다. 총통은 다시 자리에 앉으며, 새로운 전신 보고서 묶음을 펼쳤고, 서서히 미소를 띠었다. 그 속엔 낯익은 이름이 하나, 또 하나, 조용히 돌아오고 있었다. 죽지 않은 자들이, 이제 돌아오고 있었다.
어둠 속의 질서는, 빛보다 오래 견디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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