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개요

文字 / Writing system, Script

문자는 언어를 표기하기 위한 시각적인 기호 체계이다.

기원

발화(發話)와 동시에 사라지는 구어의 한계를 보강하기 위해 문자가 만들어졌다. 문자의 발명과 함께 인류의 지식을 형태가 있는 방식으로 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 바퀴와 함께 인류 3대 발명품으로 꼽는 이들도 있다. 문자를 통해 기록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선사 시대와 구분되는 본격적인 역사 시대가 대두되게 한 가장 본질적인 원인이다.

위의 정의에 따르면, 문자는 언어를 표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하며, 따라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문장 이상의 단위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할 때에는 아래의 결승 문자 등 간결한 의사 소통 수단도 문자에 포함시켜 말하나, 위의 정의에 따라 엄밀하게는 결승 문자 등은 문자로 볼 수 없으며 기호(sign) 단계에 해당한다. 결승 문자는 수사(數詞) 등 한정적인 수단을 표기할 수 있을 뿐, 그 사용자들이 당연히 알고 있었을 일상 언어 개념도 제대로 표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령 아라비아 숫자와 수학 기호를 이용하더라도 결승 문자로 표기할 수 있는 개념은 물론 그 이상까지도 표기할 수 있지만, 정교하게 짜인 철학적 언어 실험 수준이 아닌 이상에야 수학 기호로 현실 언어에 대응할 수 있는 표기법을 갖추어 쓸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수학 '기호'라고 하지 수학 '문자'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학자에 따라 문자를 넓은 의미로 볼 때, 언어에 직접 대응되지 않는 경우를 포함하기도 하며, 당장 나무위키에 문자로 분류되어 있는 상형문자와 표의 문자는 언어를 거치지 않고 지시체를 직접 지시하는 기호이다. 따라서 상형 문자와 표의 문자를 문자로 분류하려면, 문자의 정의를 바꾸거나 상형 문자와 표의 문자를 문자의 분류에서 빼거나, proto-writing system으로 재분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언론에서 간혹 '4대 문명 이전의 문자가 발견됐다'고 하는 것들은 위의 정의 때문에 문자의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다. 오히려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익히 알려진 인더스 문명의 인장 '문자'라고 불리는 것들도 길어야 20여 단위 수준의 길이로 된 것밖에 발견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비판적으로 보는 경우에는 이것도 인장 '부호' 정도에 불과하다고 보기도 한다. 인더스 문명의 인장 문자의 경우에는 메소포타미아 쐐기 문자와 함께 쓰인 경우가 있다(바꾸어 말하자면, 로제타 석처럼 여러 가지 문자로 같은 문구를 표기한 것에 기초해 어떤 문장임을 확인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비슷한 시대의 선형 엘람 문자나 이후 시대의 브라흐미 문자와 유사하거나 대응되는 부호가 있다는 점 등에서 문자라고 보는 의견이 꽤 있기는 하지만, 도자기 조각이나 금속 유물에 새겨진 무슨 그림 한두 개를 가지고 와서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문자' 운운하는 사람들은 얄짤없이 사짜로 보면 된다. 반대로, 가림토 같이 언어에 대한 대응 체계가 있는 기호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문장 단위로 쓰인 사례가 없는 경우 위작된 기호에 불과함을 단번에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