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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성장은 약속되었으되, 자유는 허락되지 않았다.” 1950년대 초, 전후의 혼돈이 가시기도 전, 대한제국은 또 한 번의 재건을 선택해야 했다. 이범석 총리대신은 그 혼돈을 기회로 삼았다. 그는 국부(國父)라 불리며 절대적 권위를 구축했고, 친미 군사정권과의 협력 아래에서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를 확립하였다. 그의 정치는 곧 “질서”와 “기강”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었고, 황실의 권위 아래 구축된 그 구조는 완강하고 위계적이었다. 그는 민족을 통합하려 했으나, 그 방법은 통제였다. 정치적 야당은 탄압되었고, 언론은 “국시(國是)”의 테두리 속에서만 존재를 허락받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총리 재임기 동안 대한제국은 기초 산업화의 초석을 놓았고, 만주 내전에 대한 개입을 통해 외교적 위상을 확장하였다. 박정희 체제는 곧 대한제국의 ‘경제기적’을 이끄는 엔진이 되었다. 그는 국가를 하나의 병영처럼 통제하며, 제1~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했고, 조선·철강·기계·전자산업 중심의 중공업화를 주도했다. 그 시절 한성은 밤낮 없이 돌아가는 공장과 증권가의 활기로 넘쳐났고,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는 전 국민의 통일된 의지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그 성장은 국민의 희생 위에 존재한 것이었다. 노동자들의 파업은 불법화되었고, 언론은 군정의 찬양만을 강요받았으며, 지방은 수도권 집중화로 피폐해져 갔다. 청년 세대는 입시와 징병, 경제 건설의 굴레 속에 편입되었으며, 그들의 꿈은 “대기업 정직원”이나 “한성 상경”으로 대체되었다. 1981년, 전두환 총리대신이 정권을 인계받은 이후, 대한제국은 그야말로 “단군 역사중 최고 호황”을 구가했다. 삼성사(三星社), 대우사(大宇社), 금성사(金星社), 현대사(現代社) 등 거대 재벌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고, 한국 증권거래소의 주가지수는 10년간 12배를 돌파하였다. 한성은 “동양의 뉴욕”이라 불렸고, 제국 전역에 국제공항, 신도시, 고속도로가 뚫렸다. 이 시기 대한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였으며, 실업률은 사상 최저치, 외환보유고는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1987년 6월, 수십 년간 누적된 억압과 모순이 평양폭동이라는 이름으로 폭발하였다. 한성대학, 평양대학, 육군사관학교 내 일부 진보 성향 장교들, 그리고 전국 한국노동총연맹까지 결집한 이 항쟁은, 단순한 개헌 요구가 아닌, “새로운 체제”를 향한 민중의 열망이었다. 전두환 정권은 이를 유혈 진압하였고, 수천 명의 구속과 수백 명의 실종자가 발생하였다. 이 사건은 국제사회의 규탄을 불러왔으며, 결국 1991년 노태우 총리대신의 취임으로 정국은 일시적 안정에 접어들었다. 허나, 버블은 이미 임계점을 지나 있었다. 1997년 3월, 한성 증권시장은 하루 만에 14% 폭락하였다. 한보사(韓寶社), 조흥은행, 대우사의 잇따른 회계 조작 폭로와 부실 대출, 거품화된 부동산 시장의 붕괴가 연쇄적으로 이어졌고, 실업률은 6개월 만에 두 배를 넘어섰다. 은행들은 예금을 동결하였고, 중산층은 한순간에 몰락했다. “아버지는 해고되고, 어머니는 사채에 쫓기고, 우리는 입시를 준비했다.” 그 시절, 1990년대 청년세대가 기억한 시대는 성장의 끝에서 자신을 증발시켜야 했던 불안과 분노의 시기였다. 음악과 영화는 이 불만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한성대 출신 청년들이 만든 밴드 ‘적동(赤銅)’은 “우린 백일몽을 강요받았다”는 가사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임형준 감독의 영화 〈검은 국화〉는 검열을 뚫고 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사회고발 영화의 부흥을 이끌었다. 이 시기의 청년들은 ‘무너진 신화 세대’로 불렸다. 그들은 "고도성장의 후계자"도, "민주화의 주역"도 되지 못한 채, 무너진 체제와 잊힌 이상 사이에서 현실 정치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대들은 제국을 보았는가. 남산의 송신탑 너머, 광장의 함성과 벽의 균열을. 이 땅은 일어섰고, 숨을 쉬었고, 눈을 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끝내 웃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