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동맹이 미중대립에서 의미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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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만으로는 역부족일 때가 온다

중국은 앞으로 30년을 전후하여 미국을 압도하는건 몰라도, 동아시아에서 미국을 쫒아낼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은 확실히 갗출 것이다. 반중 스탠스를 가진 사람들은, 중국이 얼마나 많은 적을 상대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하지만, 미국의 대 중국전선이, 미국에게 큰 소모전을 강요하는 벅찬 전선인지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것 같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동맹이라 할 수 있는 한국과 일본, 대만은 육로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에, 미군은 결국 한국과 일본을 합병하지 않는 이상, 각국에 기지를 건설하는 매우 값비싼 "해외파병"의 형식으로 중국을 견제할 수밖에 없다. 반면, 중국은 A2AD 를 내세우며, 본토에서 앉아서 한국과 대만, 일본을 겨냥하고, 어느 방면을 공세로 전환할지 자유로이 정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늘어가는 지출을 보았을때, 나는 미국과 한국이 지금의 일반적 동맹 관계를 벗어나 "가치 동맹"으로 묶인다 한들, 미국이 앞으로 안전보장 이외에 어떤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미국 역시도 자신의 이익을 우선으로 지켜야 하고, 미국의 힘이 한국을 중국으로부터 보호하기에 역부족일 때가 오리라는 것이 명백한데 말이다.

나는 한국이 미국과 가치적으로 묶이는 것과 별개로, 중국에 대항하여 동맹국을 지키는 미국의 비용이 증가할 수록, 미국은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최소한의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거 이외에, 경제, 외교 문화 등의 비군사 분야에서 이 지역에 깊이 말려들거나, 미국의 동맹들을 적극 지원하는 것을 자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미 경제적으로는 미국은 고립주의로 돌아서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미국의 행동이 수비적으로 변하는 이유: 환경의 변화

오늘날 동맹을 향한 미국의 행동이 점점 수비적으로 변하는 이유는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미중 대립의 환경이 냉전과는 아예 다른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당시 냉전의 공포와, 오늘날의 중국에 대한 공포는 그 근원부터가 다르며 (오히려 합리적인 공포이다), 냉전 시절의 소련의 모습과 오늘날의 중국은 아예 다른 상대이며, 냉전 시절의 위협과 오늘날 미중대결에서의 위협은 아예 다른 양상의 위협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은 냉전 시절 서유럽을 지키는 데 필요한 비용을 쉬이 예측할 수 있었다. 소련은 서유럽에 군사적 카드 이외에 투사할 것이 없다시피 했고, 군사적 부분을 제외하면, 미국은 동맹국의 수비에 있어, 외교적,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인 비용을 거의 예측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 반대로, 냉전시절 미국은, 서유럽 동맹국들이, "수비 비용"을 상쇄할만한 전략적 가치를 가졌는지는 측정이 어려웠다. 소련은 냉전 내내 열세였고, 경제적으로도 미국을 압도하지 못했지만, 철의 장막이라는 곳은 서방세계로 하여금 근거 없는 무서움과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며, 미국과 서방세계는 알 수 없는 상대인 소련에 대한 최대한의 대비를 해야 했고, 이와 같은 공포는 안보환경이 중요시되며 동맹의 공고화로 이어진다.

그러나 냉전이 끝난 지금은 다르다. 중국은 몇몇 분야에서는 미국을 압도하며, 군사 이외에도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부분에서 미국의 동맹국에게 내상을 입힐 수 있는 힘이 있기에, 미국에게 군사적인 방면은 물론이고 여러 방면으로 미국이 동맹을 지키는데 필요한 대량 소모전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반면, 중국은 수많은 교류를 하고 있고, 개방된 나라이며, 서방세계는 냉전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의 중국과 민관 교류를 하고 있다. 중국의 위협은 소련에 비해 비교적 명확하기에, 미국과 한국, 일본의 입장에서는 중국을 상대하는 동맹의 가치를 사안별로 비교적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것이겠다.

결론

중국의 국력과 영향력에 대한 비교적 명확한 평가가 가능한 반면, 미국은 자신의 동맹을 지키는데 얼마나 큰 비용이 들어가는지 예측이 되지 않고 있으며, 그렇기에 미국은 중국을 향한 대전략을 수립하는데 많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겠다. 이는 냉전 시절과는 다른 상황으로, 미국 역시 처음 겪는 상황이다.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미국은 미중대결 상황에서 매우 이성적인 선택을 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한국은 냉전적 고정관념을 벗어버리고, <<신냉전>>을 대비한답시고 나토 같은 집단방위를 구성하여 미국에 의존하려는 "가치 동맹"이라고 포장된 환상을 벗어야 한다. 미국의 안전보장을 최소한의 전력으로만 상정하는 등, 미국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야 하고, 다방면에 존재하는 중국의 위협에 대처할 합리적인 처신을 해야 하며, 중국의 부상에 대처할 합리적인 국가전략을 연구하여야 한다는 것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