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의 생태계와 학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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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의 생태계와 학벌 설명.

이것은 입시철을 맞아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대체적인 상담을 정리해놓은 것이다. 사람인생이 케바케이고 어떻게 풀릴지 모르며, 나 역시도 탑스쿨 박사 들이밀어서 안되면 그냥 깔끔하게 FSOT(미국 외교관시험)치거나 미국 정보기관같은데 들어갈 피래미같은 운명이라 볼 수 있다.
그러니 그냥 내 수준에서 내가 학벌이라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어쩔수없이 느끼는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뿐이며, 사회과학쪽으로 오려는 사람들, 또는 관련 전공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참고하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 학벌은 돈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돈을 벌려고 하면 인문사회계열은 명문대라도 명쾌한 답이 없다. 그나마 정치학과가 먹고살 수 있는 미국에서도 정치학과는 변호사가 되든지 아니면 정부, 정당기관에 취직해야 하며, 유색인종의 경우 냉정히 말하자면 평생을 직업정치인 시다바리로서 살아야 한다. 아니면 저널리즘 부전공해서 미디어에 취직을 하던지 한다. 아마 한국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설사 학벌의 힘을 입어 일반기업에 취직을 한다 한들 전공을 살려서 일하지는 못할 것이다.

■ 인생의 목적을 명확히 하자: 알파남이 되고자 하는가? 아니면 내 말을 사람들이 중하게 들어주기를 원하는가?

알파남이 되고자 한다면, 학벌은 그냥 꿇리지 않는 정도면 충분하다. 한국사회에서 학벌은 너무 나쁘지만 않으면 요즘은 크게 마이너스가 아니며, 외모, 돈, 직업, 부모가 더 중요한것 같다. 돈을 벌수 있는 전공의 서울의 중상위권 대학 vs 서울대 정치학과중에 나는 알파남이 되고자 한다면 돈이 따라오는 전공(전자)을 고르라고 추천한다.

■ 학벌은 그 자체로 나쁜게 아니다. 학벌의 본래의 기능은 아직도 작동하는 무언가이다. 내 말과 글을 중하게 하려면, 학벌은 아직도 중요하다.
학벌이 돈을 벌어다주지 않지만, 만약 내 말과 주장을 통해 명성을 얻거나 저술을 하려거든 학위는 정말로 큰 메리트가 된다. 아직도 저널이나 출판사에서 출신기관보고 거르는데도 많다.

문제는 알파남용 사회적 학벌이 아닌, 학술용 학벌은 외국에서 하는 최종학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 글을 중하게 하기 위한 학술용 학벌의 쟁취에 있어 학부는 그저 시작이자 스타트라인이다. 이공계는 학벌이 큰 의미가 없어서 실적으로 커버가 잘 되는 편이지만, 사회과학이나 인문계는 아직도 출신이나, 학풍, 학벌이 정말정말 큰 역할을 한다.

■ 사회과학에서 미국유학은 필수이고, 미국유학을 생각한다면, 아직도 SKY는 중요하다.

미국 사회과학이나 정치학과에서 서연고가 아니라면 정말 대부분 듣보취급당하며, 그중에서도 대학서열은 서울대>>>연고대이다.
실력은 그렇다치더라도, 연대 고대출신들은 미국 대학에 많고 교포도 잘 받아주고 하니 교류가 많은데 유독 서울대만은 자존심이 있는지 실력이 검증된 사람들이 많다.

연대와 고대는 교포가 들가기도 쉽고, 교환학생도 폭넓게 하고 있으므로 교수들이 케바케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서울대는 일단 토종 한국인들이 많이 오고, 희귀하니깐 확실히 좋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것 같다.
현실적으로 서연고이상은 모르고, 그 내에서도 서울대>연고대이므로, 유학에 도전을 생각한다면 금수저 아닌이상 서연고 이외에는 되게 희박하다고 보면 된다. 장학재단을 끼고 유학에 들어가라도 장학재단도 일단 될 사람을 밀어줄거 아닌가.
공대는 풀펀딩 가능성이 많고 실적과 실력으로 풀펀딩을 따낼 수 있으나, 인문사회계는 아니다. 버클리는 올해 펀딩문제로 IR이 30명 아래를 뽑는다.

■ 대학원을 통한 학벌 세탁은 한계가 있다.
대학원 진학은 오직 "학술적 학벌"만 세탁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정치학 판에서 최고의 골든 코스는 SKY학사 > 자대 SKY석사> 해외박사유학이다. 학술적 권위로는 해외학부-->해외박사가 우위일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사는 한, 저 골든코스가 주는 이득을 넘는 경력자는 없다. 심지어 나같은 해외학부출신도, 학부가 서울대보다 좋으니 "끼워는 주지만" 서울대끼리 뭉치는 경우가 많으며, 국내 임용에서는 학부를 나오지 않았단 이유만으로 크게 차별을 당한다.

학부가 서연고미만이면, 좋은 학부성적을 받고 대학원을 통해 학벌세탁을 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 경우 사회과학에서 대학원은 서울대, 최소한 연고대 석사를 하고 가는거 이외에는 답이 없는것 같다. 또한 박사과정도 상황은 비슷한데, 사회과학에서 국내박사란 실력여부에 관계 없이 스크리닝을 당할 가능성이 높은 존재이다. (요즘 이공계 한정으로 대우가 좋아지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니 서연고가 안 된다면 최대한 갈 수 있는 곳을 가서 좋은 대학생활을 하고 서울대 대학원으로 갈아탄 이후 풀펀딩 유학 또는 장학재단을 통한 유학길을 노려야 한다. 그러나 이조차도 "사회적 학벌"은 무조건 학부라는 것을 명심해야 하고, 대학교 어디나왔는지 물어보지 대학원 어디서 나왔는지는 물어보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자.

★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어쩔 수 없이 존재하는 "학술적 학벌"이다. 학술적 학벌과 별개로, "사회내의 학벌"은 주변 환경을 우호적으로 만들 수 있으며, 하고자 하는 일에 많은 기회를 줄 수도 있다고 말한다.

나이가 적다는 가정 아래, 사회에 막 진출한 명문대생에게는 의외로 정말 많은 기회가 따라올수도 있다. 나만해도 젊어서 대하기 편하고 학벌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고위 공무원들께서 이곳저곳 많이 데리고 다녔으며 이곳저곳 나이 지긋한 분들이 가는 세미나같은데 자격이 안되지만 말석이라도 끼워는 준다.

또한 한국 한정으로 빈말이기는 하나, "나중에 잘되거든 잊지말라"같은 말과 함께, 윗사람으로부터 나의 능력에 맞지 않는 많은 과분한 호의를 입을 수 있으며, 주변환경이 우호적이게 된다. 예상하건대, 앞으로 칼을 뽑고 아무리 못되더라도 무라도 자를 확률이 다분한 사람한테 나쁘게 대해서 좋을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지식들과 호의적인 환경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매우매우 도움이 되지만, 그러한 경험들이 꼭 돈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 내가 살아온 삶이 적어서 그럴수도 있다. 그러나 나의 인생에 있어서 학벌이 주는 이점이 생활적 측면에서 도움이 된 경우는 많이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좋은 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로 부리먹기 힘들다고 거절당한 개같은 경우도 몇번 있다.

그러니 돈을 벌고자 한다면 학벌이 중요하다는 개소리말고 4년동안 열심히 돈벌 궁리와 정보를 긁어모으는게 중요하다.

■ 정리하자.
재수를 할까? 타협을 할까? 아니면 상향지원을 할까?

1) 극단적일 수 있는데, 나는 사회과학전공으로 교수나, 연구원, 저술, 유학등 학술적 영역에서 뭔가를 하겠다고 한다면 10수를 하더라도 서연고에 들이밀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상황이 이공계에 비해 너무너무너무 극단적이다. 단 ,정치인,기자, 공무원같은 사이드 필드로 빠지려 하면 서연고가 아니라도 비빌 구석은 있다. 그러나 내가 얼핏 알기로는 이 직종들도 서연고 독식이 심하다고 한다.

2) 사회과학은 실력이나 실적만으로 모든게 풀리지 않는다. 국박분들 실력은 있으나, 여러모로 참 안타까운 케이스가 많다. 석사생따리로서 나도 어떻게 풀릴지 알 수 없으므로 판단은 하지 않겠으나, 이야기해보면 깝깝한 경우를 많이 본다. 사회과학에서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유학을 가야 하며, 흙수저로서 유학의 길을 조금이나마 넓히는 방법은 SKY에 진학해서 날아댕기는 방법이 현재로선 유일하다.

3) 부모를 잘 타고난 금수저거나, 궁극적으로 돈을 벌어 알파남이 되려하는 경우 학벌에 크게 집착할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이런 사람들이 대학 랭킹 따지며 재수하는건 시간낭비일 뿐이다. 뭐로가도 좋은 곳에 취직만 되면 괜찮은 사람이라면, 학벌을 좋은 곳으로 가던, 아니면 적당히 타협한 곳의 기술전공으로 가던 크게 발목잡는일은 없을 것이다.

4) 왠만하면 기술 하는게 낫고, 교대나 항공대같이 특수 분야로 가는게 최고 좋다. 돈을 목적으로 한다면 왠만한 인서울 철학과보다 나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