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키디데스의 함정

투키디데스의 합정 (Thucydides's trap) 국제관계학에서 자주 인용되는 이론이다. 새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 패권국가가 두려움을 느끼고 무력으로 이를 해소하려 하면서 전쟁이 발발한다는 의미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새롭게 부상하는 신흥세력이 지배세력의 자리를 차지하려 위협해 올 때 발생하는 자연스럽고도 불가피한 혼란을 주로 다루고 있으며 고대 아테네 장군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신흥 강국으로 떠오른 아테네가 기존 강국 스파르타에 불러일으킨 두려움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는 것에서 비롯된 명칭이기도 하다

왜 이 개념이 주목받게 되었는가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용어가 각광을 받게 된 것은 미국 하버드대 벨퍼 국제문제연구소장을 지낸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이 2017년에 낸 저서 ‘불가피한 전쟁(Destined for War)’에서 미국과 중국이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 서로 원치 않는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부터다. 앨리슨은 지난 500년간 지구에서 발생한 투키디데스 함정은 16차례였고, 이 중 12차례가 전면전으로 이어졌다고 집계했다. 경제적으로는 2014년 이미 미국보다 몸집이 커진 중국의 도전, 헤게모니를 포기할 수 없는 미국, 그리고 두 거대국가를 이끌고 있는 시진핑과 도널드 트럼프, 둘 모두 ‘위대한 국가’를 외치며 충돌하고 있어 17번째 전면전 가능성이 ‘심각(grim)’해졌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야망을 축소하거나 아니면 미국이 중국에 1등 앞자리를 내주고 2등 뒷자리에 만족하겠다고 물러서지 않는 한 무역분쟁, 사이버공격, 해상에서의 충돌 등은 곧바로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인 사례

투키디데스의 함정 이론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시기 도전 받는 세력 도전자 결과
16세기 중반 프랑스 합스부르크 전쟁
16-17세기 합스부르크 오스만 제국 전쟁
17세기 합스부르크 스웨덴 전쟁
17세기 후반- 18세기 초반 네덜란드 영국 전쟁
17세기 후반- 18세기 초반 영국 프랑스 전쟁
19세기 중반 영국-프랑스 러시아 전쟁
19세기 말 -20세기 초 프랑스 독일 전쟁
20세기 초 영국 미국 평화
20세기 초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전쟁
20세기 중반 미국 일본 전쟁
20세기 중반 소련, 영국, 프랑스 독일(나치) 전쟁
1970-1980 소련 일본 평화
1940-1980 미국 소련 평화
1990-현재 영국,프랑스 독일 평화

앨리슨은 이 중 전쟁으로 이어진 다섯 가지 사례와 전쟁을 피했던 4개 사례를 분석하며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는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과 19세기 급부상한 일본과 중국·러시아의 전쟁, 17세기 해상을 지배했던 네덜란드에 맞선 영국, 15세기 영국에 도전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사례 등 전쟁이 발생한 사례에서는 모두 저자가 '신흥세력 증후군'과 '지배세력 증후군'으로 부르는 현상들이 나타났다. 자의식이 커진 신흥국은 국제적 인정과 존중을 받을 자격에 대한 권리의식을 갖는다. 반면 기존 지배세력은 쇠락을 경험하면서 지나친 공포와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긴장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더해지며 전쟁으로 이어졌다.

반면 15세기말 세계제국과 무역을 두고 경쟁했던 포르투갈과 에스파냐, 20세기초 영국에 맞섰던 미국, 1940년대∼1980년대 세계 패권을 놓고 대립했던 미국과 소련, 199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유럽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을 두고 경쟁하는 영국·프랑스와 독일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한 사례다.

"두 사회의 지도자 모두가 과거의 성공과 실패로부터 제대로 배우기만 한다면 전쟁을 치르지 않고 양측 모두의 핵심 이익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전략적 단초를 충분히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중략) 새로운 구호를 외치거나 정상회담이나 각 부서 실무집단 간의 미팅 횟수를 늘리는 데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중략) 1970년대 헨리 키신저와 저우언라이 회담 이후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깊이 있는 상호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는 지도자와 대중 모두 지금까지의 그 누구보다도 태도와 행동 면에서 크게 변해야 한다는 뜻이며 바로 이 점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추가 읽을거리

[1]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7200575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논문중에 하나이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현실주의 이론에 치우쳐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구성주의 를 따르는 학자들의 비판적인 시각도 쎈 편이다. 또한 위에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매우 서구적인 사례에 근거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반론할 거리가 아주 많다.

[2] 한국과 일본과의 경제적 신경전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는 편이다. 대표적인 케이스: http://egloos.zum.com/kk1234ang/v/3094379

[3] 대체적인 사안을 정리한 학회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