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강태공이 가상국가를 접으면서 남긴 저서이자 소감문.
들어가면서
진짜 오랜만에 책을 써 보는 것 같습니다. 법률과 기독교, 가상국가의 쇠퇴에 대해서 글을 많이 남겼었는데, 이번에 쓸 글이 제일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 저는 2022년 7월에 스위스 연방에서 가상국가를 시작했습니다. 중학생이었던 당시에는 "이런 게 있었구나"라고만 생각을 했을 뿐, 진심이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스위스에서 활동하면서 점차 많은 부분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사회와 정치에 관심이 많은 10대가 이렇게 많았구나라는 점이 제일 인상 깊었습니다.
자기들만의 정부를 세우고, 법률을 제정하고, 때로는 대통령을 탄핵하면서 자기들만의 국가의 역사를 만들어간다는 점이 저에게는 매우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런 부분은 저에게 매우 흥미로웠고, 제가 바래왔던 오락이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이런 정치 체제 운영에 대한 고민을 할 기회와 이런 걸 운영을 해 볼 기회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가상국가에 푹 빠졌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가상국가는 제가 알던 가상국가와는 많이 다릅니다. 인간은 과거를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죠. 하지만 아무리 미화를 하더라도 과거의 가상국가의 모습이 지금보다는 나았단 점이 확실합니다. 가상국가를 하면서 저와 같이 활동했던 수많은 유저들이 빠져나갔습니다. 유능한 운영자들도 많이 빠져나갔습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유저들은 그것을 "가상국가의 침체"라고 규정을 했습니다. 사실 가상국가의 침체에 대한 것은 제가 오기 1년 전,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의논이 되어가고 있었더군요. 하지만, 2025년은 제가 활동했던 어떤 년도보다 체감이 됩니다. 가상국가가 마지막 숨을 들이쉬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가상국가는 정치중심의 국가에서 콘텐츠, 모의전, 소통 중심의 가상국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어느새 외교란, 인구를 불리는 수단에 불과하게 되었고 정치는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제가 원했던 가상국가가 아닙니다.
저는 콘텐츠와 모의전, 소통을 하는 국가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것을 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이 방의 목적이 되는 순간, 가상국가로써의 본질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이 책에서 저의 생각들을 다 정리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간간히 썰도 풀어 넣을 생각입니다. 이 책을 끝까지 읽으시는 분은 극소수겠지만, 다 읽으신 그 분들께 저의 가치없는 마지막 유산을 전해드린다는 생각으로 키보드를 두둘기겠습니다.
2025. 04. 01
1장 가상국가란 무엇일까?
저의 가장 큰 고민이자, 가상국가에 꼭 필요한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가상국가란, 무엇일까! 사실 많은 분들이 이 가상국가에 대해서 정의를 내렸지만, 많은 분들이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이 인정하실 만한 정의를 가져오려고 합니다.
매우 간추려서 저의 가상국가에 대한 정의를 말한다면, "실제 국가에 존재하는 것들의 가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가상국가라는 단어를 풀어 말한 것입니다. 국가가 가상에 존재하는 것이죠.
하지만 실제 국가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가상에 존재하게 되는 국가는 어떤 가상시스템에 있느냐에 따라서 현실에 있는 국가의 요소를 베껴오는 것에 대한 한계가 결정됩니다.
카카오톡 가상국가를 예로 든다면, 실제 건물이나 지형, 자연, 영토, 영공, 영해와 같은 물질적인 요소를 재현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통치 시스템 (민주주의, 선거제도, 사법부, 입법부 등등)과 같은 것은 구현할 수 있죠.
카카오톡 가상국가에서 이런 것들을 이용해서 하는 것들이 대표적으로 정치가 있겠습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스토리를 위주로 하여 국가를 경영 하시거나, 다른 방식으로 국가를 운영 하시겠지만, 저는 가상국가의 핵심적인 요소가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에서는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가상국가에는 정부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정부는 국가를 이끌어 나가는 핵심적인 기구입니다. 그리고 그 정부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각자 자기의 의견이 있고, 사상이 있습니다. 자기가 있는 국가를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 지 비전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모든 비전들이 다 같지는 않습니다. 비전의 정착지가 같아도 시행하는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비전 자체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비전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 국가를 강하고 위대한 국가로 만들자! 하지만 의견들은 조금씩의 차이가 있거나 너무 달라 서로 의견이 충돌하게 됩니다. 그 때 정치라는 것이 작동하게 됩니다.
정치의 사전적인 의미는 "의견의 차이와 분쟁을 원만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조정 과정"입니다. 따라서 그 국가 안에 있는 사람들은 나라의 발전이라는 공동과제를 가지고 개인의 의견을 내고, 그 의견 중 누가 더 타당한지, 어떤 쪽이 더 좋은지를 가지고 토론을 합니다. 그리고 그 의견의 결정을 국민에게 맡기죠. 이것이 민주주의 가상국가와 현실의 정치입니다. (제정의 경우에는 의견 결정권이 방장이나, 왕에게 있겠죠) 가상국가에서 정치가 하는 역할은 방의 규칙(법률), 지도자 선출, 홍보 정책이나 다양한 이벤트를 정하고 실행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방장 혼자서 독단적으로 정하는 것이 있겠습니다만, 저는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가상국가에 대해서 다룰 것이기 때문에 더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사실 이것은 가상국가가 아니라도 정치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면, 소통계에서도 방장이 규칙을 정하고, 부방장을 임명하여 방을 운영하는 것도 정치입니다. 방장은 부방장에게 방의 인원수를 늘리라는 명령을 내리면, 부방장들은 홍보문을 돌립니다. 그리고, 방의 인원수를 늘리기 위해서 부방장들은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라고 건의를 합니다. 그러면 방장이 그 의견들을 취합해서 새로운 정책을 만들거나, 규칙을 만듭니다. 정치는 가상국가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계에서 이루어집니다.
다만, 가상국가와 다른 계의 차이라면 우리는 안건을 상정하고, 정책을 의논하고, 의결하는 것을 절차로 정해둡니다. 우리가 만든 절차에 의해서 방의 핵심 정책들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제일 중요한 것을 빠뜨렸네요. 국가라는 것의 정의를 내리지 않고 논의를 진전시키려 하는 어리석은 짓을 할 뻔 했습니다. 현실에서 국가라고 정의 한다면 "국민, 영토, 주권"입니다. 하지만 가상국가는 국민과 주권은 구현할 수 있지만, 영토는 구현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영토의 개념을 방으로 정의한다면 영토도 구현 가능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국가는 국민 또는 방장이 결정하는 체제에 따라 주권의 주체가 결정됩니다. 가상국가의 경우에는 방장이 될 수도 있고, 가상국가를 구성하는 구성원이 될 수도 있죠.
국가는 왜 존재할까?라는 질문도 던져봅시다. 많은 사람들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에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가상국가에 대입을 시키기에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국민(유저)들의 생명과 재산은 실제 국가가 보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생명과 재산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확실한 것은 가상국가에서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을 만한 요소는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가상국가에서 국가의 존재 의의를 설명할 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저는 가상국가를 하는 사람들은 재미에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사람들은 재미나 흥미가 사라지면 어떤 일(의무가 아닌 일)을 그만 두게 됩니다. 가상국가는 의무가 아니니, 유저들은 재미가 없다면 하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저는 가상국가를 하는 유저들의 목적을 재미로 규정하겠습니다.
지금 현재의 가상국가는 정치 위주라기 보다는 컨텐츠 (모의전, 소통, 비정치적 이벤트, 전쟁)위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이런 컨텐츠들을 개발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것도 국가를 운영하는 수단 중 하나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가상국가라면, 메인 컨텐츠는 정치로 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가 정의한 가상국가의 본질입니다. 제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바로 뒤로가기를 누르시면 됩니다. 앞으로의 내용은 당신의 시간을 매우 아깝게 만들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을 때 명심해야 할 것은 가상국가는 행정, 입법, 사법을 운영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라는 전제가 들어갈 것입니다. 때문에, 가상국가는 정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시면 뒤로가기를 누르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제 의견이 끝까지 보고 싶으시다면,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2장 내가 바랬던 가상국가
제가 가상국가를 하면서 제가 원했던 가상국가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가상국가는 제가 원하는 가상국가의 모습이 되기에는 가망이 없어 보입니다.
제가 바랬던 가상국가의 모습, 지금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1. 가상국가의 목적
현재 가상국가는 정치보다는 인구를 유지시키기 위한 흥미 위주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급급합니다. 또한, 유저들은 더 이상 정치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사실 이런 경우는 옛날부터 있었지만, 지금은 매우 심각합니다. 옛날에 정치 강국으로 평가 받았던 익스테딕 공화국의 경우에는 반 정치적 의제현상[1]이 매우 심해졌습니다. 또한 루이스의 대영제국으로도 잘 알려진 대조선국도 마크 서버를 위주로 운영하고 있구요. 이렇듯이, 많은 국가들이 정치 콘텐츠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거듭 강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일 핵심적인 내용은 바로 단어적인 측면에서 우리가 운영하는 것이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서버를 운영하기 위한 목적을 띄지 않으며, 모의전만 하기 위해서, 오락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가상의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정치를 정치의 좁은 의미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정치의 좁은 의미에 대해서 요약하자면, 국가와 관련되어 있는 모든 활동, 인간의 권력 획득과 그 권력을 이용한 국가 운영이라는 의미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는 정치의 좁은 의미를 토대로 국가를 운영합니다. 그 이외의 콘텐츠가 정치보다 우선되면 그것은 가상국가로써 목적성을 잃은 것과 같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모의전이나 서버 운영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것이 정치보다 우선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오히려 정치만 한다면 그것 나름 대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정치가 오랜기간 동안 지속이 된다면 유저들의 흥미가 식어지거나, 다툼이 심해져 감정적인 측면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분위기를 환기시킬 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국제사회의 단결과 연대
현실
현재(2025년)는 인류제국이 가상국가의 패권을 쥐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인류제국을 반대하는 국가들은 소멸하거나, 가상국가에서 철저히 배척 당하였습니다. 처음에 저는 이런 상황을 그렇게 좋게 보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저는 인류제국에 항전하자는 선택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대가는 매우 컸습니다. 반인류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철저하게 저를 외면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그런 것을 못 이겨 인류제국으로 돌아오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물론 이것만이 이유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논리를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항상 논리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주변에서 저를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이들도 있었기도 했습니다. 쨋든, 저는 결과적으로 인류제국으로 전향했습니다. 하지만 인류제국에서 있으면서 여러모로 전쟁 명분의 취약성을 발견했고, 그것을 황제폐하사실상 적으로 간주되었지만, 황제는 여러모로 존경 받을 만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여 경어를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와의 대화를 통해서 갈등을 해소하기도 했습니다만, 주변 가국인들이 반인류라고 하면 이유도 모른 채 무조건 혐오하고, 배척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언가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단의 정확한 배척 사유와 합리적인 이단 배척을 위해서 몇 차례 이단[2]의 객관적인 기준 마련을 요청했으나, 제 논리의 부족으로 인해서 그 요청이 기각되었습니다. 가끔씩 생각을 해 봅니다. "내가 기준 마련을 요청하는 글을 쓸 때에 조금이라도 더 논리적이었다면, 지금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라고 하면서 후회를 하기도 합니다.
현재 인류제국의 정책은 반인류와 접촉이 여러번 있을 시, 반인류로 간주됩니다. 물론, 바로 간주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번의 관용이 있기는 하지만 저는 그래도 의문이 남아있습니다. 왜 우리는 반인류와 접촉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일까? 저는 아직도 거기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주변에서는 그야 반인류가 무지하고 저질스러우니까!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사실 쟤네 혐오하니까 만나면 안 돼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반인류도 이렇게 안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이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인류제국을 하나의 쓰레기 집단으로 봅니다. 그래서 대화의 문을 굳게 걸어잠굽니다. 쟤네들과 대화할 가치도 없으니까!라고 말하면서 대화하기를 거절합니다. 그리고 맹목적으로 인류제국을 비난합니다. 비판이 아닌, 비난 말입니다. 이렇게 의미도 없는 비난전은 오히려 힘만 뺄 뿐, 국제관계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이상
저는 국제사회는 마땅히 화합과 연대를 강조하는 입장입니다. 가상국가가 매우 쇠퇴하고 있는 시점에서는 더더욱 말입니다. 지금의 의미 없는 전쟁은 국제적 단결 역량의 어이없는 소모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국가를 위한 가상국가 지침서
서평
우선 마지막 문단만 읽어봤다.
완전히 말도 안되는 헛소리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비록 내가 몸담고 있는 국가이긴 하나 인류제국 또한 나름의 장단점이 있는 법이고, 강태공이 이 글을 통해 인류제국, 나아가 카카오톡 가상국가의 그러한 부분을 정확히 집어내어 비판한 것은 정말 인정한다. 나 또한 비슷한 경험을 해 본 사람으로서 조금이나마 공감도 된다.
다만 나와 저자의 차이점이 있다면 내가 2023년 이후 점차 중립에서 친인류로 전향하고, 결국 인류제국군에 입대하게 만든, 지금까지 내가 보고 듣고 직접 경험해 온 반인류들은 정말... 상태가 안좋다는 것이다.
인류제국이 그 어떤 면에서도 흠잡을 데가 없는 완벽 그 자체라는 것에는 완전히 동의하기 조심스럽지만, 인류제국의 단점 따위는 반인류의 그것에 비하면 먼지 한 톨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비슷한 경험을 하고도 저자와 다른 길을 간 것은, 카카오톡 가상국가를 좀먹는 주 원인이 결국 반인류라 보기 때문이다.
비록 적이지만 강태공은 분명 존경할 부분이 많은 사람이다. 그런 능력으로, 나와 같은 생각을 통해 같은 길을 갈 수 있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 제이
서평평
제이의 서평에 대한 평. 그냥 변명으로 보이며, 인류제국에서 탈출하고싶어하는 기미가 보인다. 예언컨데 투티스 마냥 특정 사건을 빌미로 반인류로 전향할듯 보이며, 지금 명분을 구하는 중으로 느껴진다. —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