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연합

개요

국가연합(國家聯合, confederation)은 복수의 국가가 각국에 속하는 사항을 공동으로 처리하기 위하여 조약에 기초하여 공통의 기관을 설치하고 그 기관에 권한을 부여하는 병렬적 국가 결합을 의미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둘 이상의 국가가 외교나 군사 등 일정한 범주의 국가 기능을 공동으로 행사하기 위하여 평등하게 결합한 체제를 의미한다.

비슷한 단어로 구성된 연합국가(연방, 聯合國家, federal states)와는 다른 개념이다.

특징

대다수 국가연합은 궁극적으로 연방이라는 하나의 국가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개 더 큰 규모의 국가는 더욱 강한 국력을 지니기 때문에 통합을 추진하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간의 의견 차이가 크기 때문에 어지간한 동질성과 공감대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성사되기 어렵다. 역사적인 사례를 봐도 언어, 종교, 민족, 역사, 경제 수준[1] 등 몇 가지 요소는 공유하고 있어야지 전혀 공통점이 없는 이웃 두 국가가[2] 단지 국력의 증대를 위해서 합쳐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국가연합을 거쳐 연방과 같은 1개 국가로 발전한 사례가 중근세까지는 종종 나타나나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현대에는 아직 예를 찾기가 어렵다. 그나마 유럽연합이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으나 역시 갈 길은 멀다.

국가연합은 각 구성국이 독자적으로 외교권과 국방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하며 각 구성국이 독립적인 군사력을 보유한다는 점에서 연방과 차이를 보인다. 연방은 내정에 관해서는 각 지역의 권한이 매우 크지만 외교와 국방은[3] 연방 정부에 일임하는 것이 보통이다. 외교, 국방은 국가의 핵심 기능이기 때문에 이를 따로따로 처리하면 별개의 국가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회원국간에 비등비등한 군사력을 지니고 있으면 단일한 국가로의 통합이 매우 어렵고 연방이 되려면 국방 기능만큼은 반드시 통합해야 한다.[4]

국가연합은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는 영국처럼 회원국의 탈퇴가 합법적으로 가능하다. 반면 연방제 국가는 각 주 또는 각 구성국의 탈퇴가 허용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남북전쟁, 유고슬라비아 전쟁, 존더분트 전쟁처럼 구성국의 탈퇴를 막기 위해 내전까지 불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역시 맘대로 들어갔다 나갔다 할 수 있으면 단일한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가연합에서 어느 정도 범위의 권한까지 담당하는지는 국가연합마다 천차만별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냥 모여서 회원국 사이의 의견 조율, 회원 외 세계에 대한 의견 통일 등의 논의만 하는 곳들도 있고 한 발 더 나아가 국가에 준하는 기능을 논의하는 국가연합도 있다.

여러모로 과도기적인 체제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국가연합이 형성된 곳은 "우리끼리 반목하기보다는 외부에 맞서 서로 힘을 합치면 좋지 않을까?"라는 기초적인 공감대 정도는 생겼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현재 세계 각지에는 대륙 권역별로 유럽연합, 아프리카 연합, ASEAN, 남미국가연합, 유라시아 경제 연합 등의 국가연합이 형성되고 있다. 다만 동아시아에서는 아직까지 비슷한 형태의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관련 문서

각주

  1. 근대 자본주의의 형성 이후에는 지역별 경제 수준의 차이가 극명해져 이 요소의 영향력이 커졌다. 때문에 다른 모든 요소를 공유하더라도 경제 수준의 격차가 커 통합의 어려움을 겪는 곳이 꽤 있다.
  2. 사실 이런 이웃국가는 사이가 안 좋을 때가 많다. 가까이 있고 사이가 좋았으면 한 나라가 됐을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 자체가 차이가 크다는 것이고 분쟁의 여지가 많을 수밖에 없다.
  3. 미국주방위군과 같이 각 주 또는 각 구성국이 자체적인 군사력을 가지는 경우도 있긴 하나 미군의 규모에 비하면 매우 작다.
  4. 북한이 내세운 고려민주연방공화국의 현실성이 없는 것이 이것 때문이다. 서로 따로 군사력을 지니고 있으면 통합하는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