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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카미는 선악의 구분을 넘어서 있다. 다시 말해 카미는 기독교의 유일신관에서 전제가 되어 있는 절대적으로 선한 신이 아닌, '''도덕적인 선악을 따지지 않는 존재로 상정된다.''' 이는 [[일본인]]의 일반적인 신 관념을 가장 전형적으로 묘사한 국학자 모토오리 노리나가(本居宣長, 1730-1801)의 ‘카미’에 대한 다음과 같은 정의에서도 잘 엿볼 수 있다.  
 
둘째, 카미는 선악의 구분을 넘어서 있다. 다시 말해 카미는 기독교의 유일신관에서 전제가 되어 있는 절대적으로 선한 신이 아닌, '''도덕적인 선악을 따지지 않는 존재로 상정된다.''' 이는 [[일본인]]의 일반적인 신 관념을 가장 전형적으로 묘사한 국학자 모토오리 노리나가(本居宣長, 1730-1801)의 ‘카미’에 대한 다음과 같은 정의에서도 잘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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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문1|카미란 고전([[고사기]] 등을 가리킴)에 나오는 천지의 제신들을 비롯하여, 그 신들을 모시는 신사의 어령(御靈)ㆍ인간ㆍ조류ㆍ짐승ㆍ초목ㆍ바다ㆍ산 등의 무엇이든, 범상치 않으며 은덕 있고 두려운 존재를 일컫는 말이다. 카미에는 이렇게 여러 종류가 있다. 가령 귀한 카미, 천한 카미, 강한 카미, 약한 카미, 좋은 카미, 나쁜 카미 등이 있으며, 그 마음도 행함도 여러 가지라 어떤 하나로 규정하기 어렵다. (『古事記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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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9일 (토) 20:43 판

신토 神道
Shinto
100%
군마현 오타시에 있는 세라다 동조궁..
계통 일본 계통의 종교
유형 다신교
창시 자연 발생(애니미즘)
규모 성도 일본 미에현 이세시(이세 신궁)
주요 신앙 지역 일본
중앙기관 명칭 신사본청 외 기타
소재지 일본 도쿄도 시부야구
규모 신자 신토계 신자 87,219,808명(2018)
성소·성직자 신토계 포괄 종교법인 123개
└ 단위 종교법인(신사) 84,648개(2018)
신관 약 8만 5천 명(2015)

개요

신토(神道[1], 신도)는 일본민족종교로, 불교와 함께 일본의 문화와 정신세계를 구축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다신교이다.

정의

신토 자체의 원형은 고대 조몬인이나 야요이인들이 각 부족별로 별개로 믿던 토속신앙을 기초로 하고 있지만 이후 야마토가 일본 전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야마토인들이 믿던 종교와 피지배민들이 믿던 종교가 융합되어가는 과정을 거치며, 야마토 중심의 신화가 보급되고 또한 불교와 도교, 유교가 대륙과 한반도를 통해 수입되면서 변천과정을 거쳤는데 도교의 경우에는 신토와 융합하기 딱 좋은 종교였던지라 신토와 융합되었고, 불교와도 대립하는 관계에 있었지만 오랜세월이 흐르는 기간 동안 서로 영향을 많이 주고 받았다. 또한 근현대에도 국가신토가 구축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어 왔다.

일본의 『국사대사전(國史大辭典)』은 신토를 다음과 같이 정의내렸다.

신토란 일본 민족의 신 관념에 입각, 일본에서 발생하여 주로 일본인 사이에 전개된 전통적인 종교적 실천과 그 배경을 이루는 생활태도 및 이념 등의 총체를 가리킨다. 몇몇 예외가 있기는 하나 신토는 교조가 없는 자연발생적인 종교이며, 주로 일본인이 담지자인 민족 종교이다. 각 시대별로 다양한 신토론이 있기는 하지만, 확정적인 도그마는 없다. 신토는 정비된 신학이라든가 철학이 아니다. 그것은 기본적인 가치체계, 사유형식, 행동양식으로서 일본인의 생활에 깊이 관련되어 있다.

이런 정의는 기본적으로 신토를 하나의 종교로 간주하는 입장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일본종교사전(日本宗敎事典)』의 다음과 같은 애매한 정의는 본질적으로 신토가 종교가 아닌 것으로 규정된다.

신토가 과연 종교인지 아닌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것은 일본의 풍토에서 생겨났고 일본민족의 역사와 함께 성쇠를 거듭해 온 종교문화의 일단면으로서, 일본인의 생활감각에 밀착된 전통문화일 따름이다. 그것은 종교로서의 고유한 역사나 성격을 지니고 있지 않다. 신토의 입장에서 보면 현실의 풍토와 사회가 그 자체로 종교의 세계라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신토는 종교 이전의 종교이다.

위의 두 가지 입장은 서로 상반되지만, 신토를 일본인의 생활에 밀착된 전통문화로 본다는 점은 일치한다. 이런 공통된 인식을 토태로 일본 민속학의 창시자 야나기다 구니오(柳田國男, 1875-1962)를 비롯하여 많은 신토 연구자들은 대체로 신토를 '일본 고래의 카미(神)에 대한 신앙' 혹은 '일본인의 고유한 신앙'으로 규정해 왔다. 하지만 이런 관점은 시대와 장소에 따른 가변성과 다양성을 무시한 채 신도를 불변하는 어떤 실체로 상정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평을 듣는다. 이에 비해 신토를 '신사(神社)의 종교 혹은 신사에서 행해지는 의례적 행위 내지 마츠리(祭)의 종교'로 규정하는 정의는 비교적 구체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겠다. 신토를 어떻게 정의내리든 간에 일본인의 일상생활 및 문화현장 속에 엄연한 실체로 존재하는 신사와 마츠리의 풍경을 부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명칭

일본의 고유 종교를 가리키는 가장 공식적이고 대중적인 명칭은 '신토(神道, 신도)'이며, 고유어로 '칸나가라노미치(惟神道)'라고도 부른다. 이 밖에 '신기(神祈) 신앙'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천신지기(天神地祇)'의 준말이다. 여기서 (神)이란 하늘의 신, 즉 도래신인 아마츠카미를 뜻하고, 기(祈)란 땅의 신, 즉 토착신인 쿠니츠카미를 뜻한다.

중국에서는 바이두 백과 등지에서 '신도교(神道敎, 선따오쟈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는 '신도'라는 이름 자체를 일본만의 특징을 가진 고유명사로 보고 '교'를 덧붙인 것이다. '기독+교'처럼 '신도+교'. 이유인즉 신토는 원래 『주역』 관(觀)괘의 "하늘의 신도(神道)를 봄에 사시(四時)가 어긋나지 않는다. 성인이 신도로써 가르침을 베푸니 천하가 복종한다." 하는 구절에서 '신묘한 도'라는 의미로 쓰인 단어이기 때문이다.

일본 문헌에서 '신도'라는 단어가 쓰인 첫 출전은 『일본서기』 31대 요메이 천황 즉위전기(卽位前紀)[2] 편인데, "천황이 불법(佛法)을 믿고 신도를 존숭했다."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요메이 천황한반도로부터 공식적으로 불교를 받아들인 29대 긴메이 천황의 4남이다. 긴메이 덴노의 차남인 30대 비다츠 천황의 즉위전기에는 "천황이 불법을 불신하고 중국의 문학과 역사를 귀히 여겼다." 하는 구절이 나오고, 36대 고토쿠 천황의 즉위전기에도 "불법을 존숭하고 신도를 경시했다."라는 문구가 있다.

신도라는 용어가 천황의 즉위전기에 불교와 대비하는 말로 쓰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즉위전기와 관련되었음은 신도를 둘러싼 어법이 후대 사가들의 평가를 내포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신도라는 용어는 요메이 천황 및 고토쿠 천황 당대인 6세기 말에서 7세기 중엽의 실제 용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일본서기가 편찬된 8세기 초엽의 용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신도라는 용어가 불교의 대비어로만 나온다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이 일본인이 외래의 종교문화와 전통문화를 대비함으로써 비로소 자신을 의식하였음을 암시한다.

이처럼 신도라는 용어 자체는 『주역』 외에 『진서(晋書)』 등의 중국 고전까지 그 출처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며, 한국의 경우에도 삼국유사를 비롯하여 특히 단군계 및 증산계 민족종교에서 ‘신명(神明)’이라든가 ‘신교(神敎)’ 등 개념과 더불어 신도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어쨌든 일본에서 문헌상 처음 '신도'란 단어를 사용했을 때에는 아마도 당시 중국에서 도교가 자칭 '신도'라 한 것을 채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사실 일본 신토의 형성과 도교의 관계에 대해서는 일본에서도 일찍부터 주목하는 연구자들이 적지 않다.

류큐(오키나와)의 전통 신앙을 가리켜 류큐 신토라는 용어를 쓰기는 하지만, 일본 신토와는 구분된다. 애초에 류큐 신토라는 단어도 일본 제국 시기 일본 민속학자들이 류큐의 전통 신앙에 고대 일본 신토의 요소들이 남아있다는 결론을 내리며 붙인 이름이다. 단, 일본 신토도 류큐 왕국 시절에 이미 어느 정도 전파되었다.

신화

위키스 상세 내용 로고.png 자세한 내용은 일본 신화 문서에서 참고하십시오.

신토의 구성 요소

카미

카미.jpg

신토의 (神)은 '카미(かみ)'라 불린다. 약 8백 만에 달하는 카미(야오요로즈노카미)가 있다고 일컬어지며, 수많은 카미들의 기원은 주로 조령(祖靈), 즉 조상신이라 할 수 있다. 예부터 일본인들은 사람이 죽은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사령(死靈)이 가족과 촌락을 수호하는 카미가 된다고 생각하여 숭경해 왔다. 이와 같은 조상 숭배의 관념에서 이른바 씨족신 우지카미(氏神)라는 촌락공동체의 수호신 관념이 형성되었고 이 우지카미를 중심으로 하여 신사(神社)가 발전된 것이다. 한편 후대로 내려오면서 일본 고래의 조상 숭배 관념이 불교와 결합되면서 보다 복잡하게 전개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예컨대 현대 일본인들의 가정을 방문해 보면 불단(佛壇)이 모셔져 있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불단에 진짜 불상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조상의 위패나 생전의 사진이 안치된 경우도 매우 많다.[3]

이런 조상숭배적 관념과 더불어 신토 신앙의 근간을 이루는 또 하나의 축으로서 자연숭배의 관념을 들 수 있다. 모든 자연물에 영적인 존재가 깃들어 있다는 애니미즘적 신앙은 현재까지도 신토의 에토스(ethos)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다. 사실 신토의 카미 중에는 자연물을 신격화한 신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가령 일본인이 황조신으로 간주하는 아마테라스(天照大神)는 태양을 신격화한 것이고 그 밖에도 달을 신격화한 츠쿠요미(月讀命), 폭풍우를 신격화한 스사노오(須佐之男命)를 비롯하여 산, 들, 강, 바다, 나무, 새, 짐승, 벌레, 풀, 금속, 돌 등의 자연물을 신격화하고 있다. 그 가운데 오늘날까지도 많은 일본인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는 자연신으로서 대표적으로 산신과 해신을 꼽을 수 있다. 일본은 국토의 7할이 산악지대인 섬나라인 만큼 일찍부터 산신과 해신에 대한 신앙이 풍부했다.[4]

일본인은 일반적으로 죽은 자의 영혼이 산으로 가서 정화된 후에 조령(조상신)이 되어 다시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내려온다는 민속적 관념을 가지고 있다. 일본 민속학에서는 이를 ‘산중타계신앙’이라고 부른다. 이때의 산신이란 비단 산의 신뿐만 아니라, 수목의 신, 수렵의 신, 금속의 신, 돌의 신, 불의 신, 물의 신 등을 모두 총칭하는 말이다. 또한 고대 일본인은 바다 저 건너편에 ‘도코요’(常世)라 불리는 타계가 있으며 그곳에 해신이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풍어와 항해의 안전을 관장하는 이런 해신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신은 에비스(惠比須)이다. 에비스는 오늘날 현대 일본사회 및 특히 상인들 사이에서 상가(商家)의 수호신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는데, 오른손에 낚싯대 그리고 왼손에 도미를 들고 있는 해신의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칠복신(七福神) 가운데 하나로서 인도중국 기원이 아닌, 유일하게 일본 고유의 카미라는 점에서도 특징적이다.

어쨌든 신토에서 ‘카미’라고 불리는 신은 유교에서 말하는 신과도 다르고 기독교의 신 개념과도 다르다. 카미의 특색은 다음 5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카미는 인간과 질적으로 상이한 절대 타자로서의 창조신이 아니다. 신토에서는 카미와 인간 사이의 본질적인 차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토의 경우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모신 도요쿠니(豊國) 신사,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모신 도쇼궁(東照宮), 메이지 덴노쇼켄 황후 부부를 모신 메이지 신궁, 노기 마레스케를 모신 노기(乃木)신사, 도고 헤이하치로를 모신 도고(東鄕) 신사 등을 비롯하여 250여만 명의 전사자들을 제신으로 삼는 야스쿠니 신사의 경우처럼 인간이 사후에 카미로서 숭배되고 제사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5] 그뿐만 아니라 국가신토 체제 하에서 천황은 아라히토카미(現人神) 즉 '살아 있는 신'으로 숭배받았고, 금광교(金光敎)나 천리교(天理敎) 등의 신종교 교조들 또한 살아 있는 동안에 생신(生神)으로 제사지내지기도 했다.

둘째, 카미는 선악의 구분을 넘어서 있다. 다시 말해 카미는 기독교의 유일신관에서 전제가 되어 있는 절대적으로 선한 신이 아닌, 도덕적인 선악을 따지지 않는 존재로 상정된다. 이는 일본인의 일반적인 신 관념을 가장 전형적으로 묘사한 국학자 모토오리 노리나가(本居宣長, 1730-1801)의 ‘카미’에 대한 다음과 같은 정의에서도 잘 엿볼 수 있다.

카미란 고전(고사기 등을 가리킴)에 나오는 천지의 제신들을 비롯하여, 그 신들을 모시는 신사의 어령(御靈)ㆍ인간ㆍ조류ㆍ짐승ㆍ초목ㆍ바다ㆍ산 등의 무엇이든, 범상치 않으며 은덕 있고 두려운 존재를 일컫는 말이다. 카미에는 이렇게 여러 종류가 있다. 가령 귀한 카미, 천한 카미, 강한 카미, 약한 카미, 좋은 카미, 나쁜 카미 등이 있으며, 그 마음도 행함도 여러 가지라 어떤 하나로 규정하기 어렵다. (『古事記傳』)

  1. '귀신 신(神)' 자의 경우 한국어 한자(정자, 번체)의 자형과 일본 신자체의 자형이 조금 다르다. 신자체에서는 '示' 대신 'ネ'로 쓰인다. 단, 안드로이드 등 일부 환경 및 폰트에서는 정체와 신자체가 똑같은 모양으로 쓰인다.
  2. 천황이 되기 이전의 사항을 서술한 글.
  3. 심지어 기독교 신자 가정에서 십자가 등을 안치하고도 적당히 '불단'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듯. 불단이 꼭 '부처'가 아니라 조상을 포함하여 영적 존재를 모시는 단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 된 듯하다. 명백하게 신토식으로 조상을 모신 경우에는 조령사(祖霊舎)라고 부르기도 하는 듯하다.
  4. 산이라는 자연물에 신격을 부여하고 종교적 신앙의 대상으로 삼은 점은 한국도 비슷하다.
  5. 실존인물을 신으로 모시는 것은 일본 신토만의 특징은 아니고 한국이나 중국에도 똑같이 존재하는 관념이다. 한중일 공통으로 생전에 원한을 품고 죽은 자들이 신으로 모셔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강한 원념을 가지고 죽은 혼령의 경우 이 세상에 끼치는 영향력이 특히 크다고 믿었으며 이들의 원념을 진정시킴으로써 인간세상에 이들이 악영향을 끼치는 일이 없기를 바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