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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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Earthworm
지렁이.jpg
학명 Oligochaeta
분류
동물계Animalia
환형동물문Annelida
빈모강Clitellata
아강 지렁이아강Oligochaeta

개요

환형동물문 지렁이아강에 속한 생물들의 총칭. 한자로 지룡(地龍), 토룡(土龍),[1] 구인(蚯蚓)이라고도 한다. 지렁이는 '지룡'이 바뀌어서 만들어진 말이다.[2] 영어 명칭인 Worm은 Wyrm과 어원이 같다. 이에 관해선 문서 참고.[3]

순우리말로는 거ㅿ위, 것위라고 하며 일부 방언에 흔적이 남아 있고 사투리에는 다양한 표현이 있으나 현대에는 지렁이가 표준이 되어 그닥 쓰이지 않고 있다.

비 온 다음날에 출몰하는 길고 미끌거리고 꿈틀거리며 비린내나는 생명체로 인식되어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녀석이 없으면 인류는 앳저녁에 멸망하거나 구석기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우리 문명이 존재하기 한참 전부터 지금까지 먹이 사슬 최하위에 놓이고서도 묵묵히 땅을 일구며 지구의 토양을 풍성히 해준 동물이다.

대부분의 지구상의 땅은 지렁이 덕분에 지력이 유지되고 있다.[4] 대한민국 축산법에 따르면 가축으로 분류된다. #[5] 그래서 지렁이를 기르는 시설은 돼지, 등을 기르는 시설과 마찬가지로 축사로 분류된다. 지렁이를 키워 낚시용 지렁이를 판매하거나 농사용으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생태

빛을 싫어하는 음성 주광성이라 빛이 오는 쪽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그 때문에 어두운 흙 속에서 산다. 비가 올 때 지렁이들이 지상으로 올라오는 현상이 있는데, 사실 이 현상은 지렁이가 숨을 못 쉬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동 목적이나 짝짓기를 위하여 나오는 것이다. 이는 지렁이의 몸을 덮고 있는 체액을 아끼기 위한 현상으로 여겨진다. 지렁이는 피부로 호흡을 하는데 물 속에서도 2주간은 생존할 수 있다.

야행성인 지렁이의 특성상 비가 오는 날이 아닌데도 지상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늦은 밤에 사슴벌레 채집을 목적으로 손전등을 들고 돌아다니다 보면 흙에서 나온 지렁이가 지상에서 돌아다니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본래 지렁이는 흙 속에 살며 흙 속의 유기물을 먹고, 배출하는 과정에서 토양을 비옥하게 하며, 질감도 좋게 만든다. 파종을 하기 전 흙을 퍼 뒤집는데, 이로 인해 뭉친 흙이 부드럽게 풀어져 식물이 뿌리를 보다 넓고 깊게 내릴 수 있게 되며, 이로 인해 토양으로 공기가 들어가 흙 속의 미생물들이 산소와 질소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지렁이가 배설한 흙을 분변토라고 하는데, 이 분변토는 인류가 얻을 수 있는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비료라고 일컬어진다. 지렁이가 많이 사는 땅은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땅이라고 보면 된다.

머리 바로 뒤에는 하얗고 굵은 환대가 있는데, 이는 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환대 앞 머리 부분에 있는 강모가 갈고리 역할을 하여 머리 부분을 잡아주며 이 부분의 수축과 이완을 통해 몸을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이동한다. 또한 이 근처에는 생식기관이 있어서, 다른 지렁이에게 서로 정자를 넣어준다. 사실 지렁이는 암수 구분이 따로 없는 자웅동체다. 따라서 다른 지렁이에게 정자를 주기도 하지만, 곧 스스로가 을 낳을 수 있는 생물이다. 그렇다고 자가수정을 하는 일은 없다. 알을 낳으면 알 하나당 평균 3마리가 부화한다고 한다. 또한 지렁이는 몸이 반으로 쪼개지는 심각한 손상을 겪고도 몸을 복원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다만 플라나리아의 수준은 못 되고 꼬리 부분은 그대로 죽고 머리[6] 부분이 체절을 복구하는 것이다. 심장[7]이 5개이지만 머리 부분에 줄줄이 모여 있기 때문에 꼬리는 단독으로 살 수 없다.

과거 지렁이를 27년 동안 연구하던 찰스 로버트 다윈은 '할 게 없어서 지렁이나 연구하느냐'고 가끔 놀림받았지만, 결국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지렁이의 유용성을 규명해냈다.

먹이사슬의 최하층답게 방어수단은 일절 없다. 빠르게 움직일 수도 없고, 덩치도 작고, 피부도 약하고, 독도 없다. 일반적인 천적으로는 두더지개구리, 두꺼비 같은 양서류, , 설치류, 육식성 거머리, 딱정벌레, 지네, 여치, 사마귀 같은 육식성 곤충 등이 있다. 지나가다 딱 마주치면 지렁이의 생은 그 날로 끝인 거다.[8] 이 녀석은 원체 먹이사슬에서도 최하위권에 있는 녀석이라 그냥 지렁이보다 크면 거의가 천적이다.

지표면 위에 아스팔트시멘트 등 단단한 것들로 포장되어 있는 오늘날의 도시에서 는 지렁이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위기이다. 사람의 발이나 차량의 타이어에 의해 밟혀 납작 오징어가 되어서 압사하거나, 물이 말라버린 후 땅 속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시멘트 위에서 해메다가 그대로 같이 땡볕에 말라 죽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특히나 비가 많이 오는 여름에 아파트 단지 길바닥에 지렁이 시체들이 나뒹구는 것이다. 그 때문에 지렁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불쾌함을 유발하고, 청소부에겐 일일이 치워야 해 귀찮아한다.

피부가 점액질 반투과성이라 소금을 뿌리면 삼투압에 의해 바짝 말라 죽는다. 달팽이거머리 역시 마찬가지.


  1. 일본어 [ruby(土竜, ruby=どりゅう)]를 토룡으로 번역하는 경우가 보이는데, 일본어 [ruby(土竜, ruby=もぐら)]는 지렁이가 아니라 두더지의 한자표기이므로 오역이다. 지렁이는 [ruby(蚯蚓, ruby=みみず)], 미미즈라고 쓴다.
  2. 지룡(地龍) → 지룡이 → 지렁이
  3. 디룡이라고 부른던 말이 18세기에 구개음화를 거쳐 지렁이라는 발음으로 변한 것이다. 즉 땅의 용이라는 뜻.
  4. 단, 예외도 있다. 미국 북부에서는 유럽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이 옮긴 외래종 지렁이가 기존 토착 지렁이를 밀어내고 땅을 헤집는 바람에 기존 토양의 기반을 이루고 있던 두터운 낙엽층들이 고갈되었고, 땅 위의 건조함에 익숙하지 않게 진화한 토착종 나무들의 뿌리가 땅 위로 노출되어 고사하고 말았다. 토착종 식물의 죽음과 함께 해당 나무와 함께 살던 동물들 역시 타격을 입어 대부분 멸종하게 되며 기존의 토착종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5. 단 축산물위생관리법상 가축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6. 환대가 있는 부분이 머리라 할 수 있다.
  7. 다만 지렁이의 심장은 혈관이 조금 굵어지고 수축 능력이 생긴 정도의, 매우 원시적인 구조이다.
  8. 가끔 천적과 혈투를 벌이다 살아남는 경우도 없진 않은데, 소형 개구리가 지렁이를 잡아먹으려 하다 삼키기엔 너무 커서 결국 단념해버린 일이 있다. # 아무 방어도 못하는 지렁이에겐 운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