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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는 신사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곳들이 아직 남아 있는데 [[류큐 신토]]에서 신성시하는 성소(聖所)들인 우타키(御嶽)가 바로 그것이다. 류큐 최고의 우타키라는 세화 우타키(斎場御嶽)를 예로 들자면, 종교시설을 담당하는 건물은 없고 숲속 깊숙한 곳에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크기의 바위틈이 있으며 그곳에서 신들이 처음 창조한 육지인 쿠다카지마(久高島)를 바라보며 제사를 지낸다.
 
[[오키나와]]에는 신사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곳들이 아직 남아 있는데 [[류큐 신토]]에서 신성시하는 성소(聖所)들인 우타키(御嶽)가 바로 그것이다. 류큐 최고의 우타키라는 세화 우타키(斎場御嶽)를 예로 들자면, 종교시설을 담당하는 건물은 없고 숲속 깊숙한 곳에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크기의 바위틈이 있으며 그곳에서 신들이 처음 창조한 육지인 쿠다카지마(久高島)를 바라보며 제사를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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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본청에서는 신직의 직명, 계위(階位), 신분을 정한다. 직명은 구지, 곤구지, 네기, 곤네기 등이 일반적이다. 그 밖에 이즈모대사는 교츠, 스미요시대사에는 쇼네기, [[이세 신궁]]이나 [[아츠타 신궁]]에는 구쇼 등의 직명이 있다. 구지는 규모의 대소를 막론하고 하나의 신사에 한 사람밖에 없으므로 회사로 말하자면 사장에 해당되는 신직이다. 계위로는 맨위부터 정(淨), 명(明), 정(正), 직(直)의 4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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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는 처음부터 수여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의 실적에 의해 주어진다. 신직 양성기관인 [[고쿠가쿠인대학]] 신도학과나 [[고각칸대학]] 신도학과를 졸업하고 소정의 학점을 이수하면 명계가 주어진다. 또한 이 대학에서 약 1개월 정도 강습을 받으면 정계 혹은 직계를 부여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신직의 신분으로서 위로부터 특급, 1급, 2급상, 2급, 3급, 4급 등 6등급이 있다. 신사본청 산하의 많은 신사에서는 어떤 계외, 어떤 신분이라도 신직으로 근무할 수가 있는데, 이세 신궁, 아츠타 신궁, [[메이지 신궁]] 등 큰 신사의 경우에는 제사 참례 시 일정한 계위가 요구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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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9일 (토) 20:45 판

신토 神道
Shinto
100%
군마현 오타시에 있는 세라다 동조궁..
계통 일본 계통의 종교
유형 다신교
창시 자연 발생(애니미즘)
규모 성도 일본 미에현 이세시(이세 신궁)
주요 신앙 지역 일본
중앙기관 명칭 신사본청 외 기타
소재지 일본 도쿄도 시부야구
규모 신자 신토계 신자 87,219,808명(2018)
성소·성직자 신토계 포괄 종교법인 123개
└ 단위 종교법인(신사) 84,648개(2018)
신관 약 8만 5천 명(2015)

개요

신토(神道[1], 신도)는 일본민족종교로, 불교와 함께 일본의 문화와 정신세계를 구축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다신교이다.

정의

신토 자체의 원형은 고대 조몬인이나 야요이인들이 각 부족별로 별개로 믿던 토속신앙을 기초로 하고 있지만 이후 야마토가 일본 전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야마토인들이 믿던 종교와 피지배민들이 믿던 종교가 융합되어가는 과정을 거치며, 야마토 중심의 신화가 보급되고 또한 불교와 도교, 유교가 대륙과 한반도를 통해 수입되면서 변천과정을 거쳤는데 도교의 경우에는 신토와 융합하기 딱 좋은 종교였던지라 신토와 융합되었고, 불교와도 대립하는 관계에 있었지만 오랜세월이 흐르는 기간 동안 서로 영향을 많이 주고 받았다. 또한 근현대에도 국가신토가 구축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어 왔다.

일본의 『국사대사전(國史大辭典)』은 신토를 다음과 같이 정의내렸다.

신토란 일본 민족의 신 관념에 입각, 일본에서 발생하여 주로 일본인 사이에 전개된 전통적인 종교적 실천과 그 배경을 이루는 생활태도 및 이념 등의 총체를 가리킨다. 몇몇 예외가 있기는 하나 신토는 교조가 없는 자연발생적인 종교이며, 주로 일본인이 담지자인 민족 종교이다. 각 시대별로 다양한 신토론이 있기는 하지만, 확정적인 도그마는 없다. 신토는 정비된 신학이라든가 철학이 아니다. 그것은 기본적인 가치체계, 사유형식, 행동양식으로서 일본인의 생활에 깊이 관련되어 있다.

이런 정의는 기본적으로 신토를 하나의 종교로 간주하는 입장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일본종교사전(日本宗敎事典)』의 다음과 같은 애매한 정의는 본질적으로 신토가 종교가 아닌 것으로 규정된다.

신토가 과연 종교인지 아닌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것은 일본의 풍토에서 생겨났고 일본민족의 역사와 함께 성쇠를 거듭해 온 종교문화의 일단면으로서, 일본인의 생활감각에 밀착된 전통문화일 따름이다. 그것은 종교로서의 고유한 역사나 성격을 지니고 있지 않다. 신토의 입장에서 보면 현실의 풍토와 사회가 그 자체로 종교의 세계라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신토는 종교 이전의 종교이다.

위의 두 가지 입장은 서로 상반되지만, 신토를 일본인의 생활에 밀착된 전통문화로 본다는 점은 일치한다. 이런 공통된 인식을 토태로 일본 민속학의 창시자 야나기다 구니오(柳田國男, 1875-1962)를 비롯하여 많은 신토 연구자들은 대체로 신토를 '일본 고래의 카미(神)에 대한 신앙' 혹은 '일본인의 고유한 신앙'으로 규정해 왔다. 하지만 이런 관점은 시대와 장소에 따른 가변성과 다양성을 무시한 채 신도를 불변하는 어떤 실체로 상정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평을 듣는다. 이에 비해 신토를 '신사(神社)의 종교 혹은 신사에서 행해지는 의례적 행위 내지 마츠리(祭)의 종교'로 규정하는 정의는 비교적 구체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겠다. 신토를 어떻게 정의내리든 간에 일본인의 일상생활 및 문화현장 속에 엄연한 실체로 존재하는 신사와 마츠리의 풍경을 부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명칭

일본의 고유 종교를 가리키는 가장 공식적이고 대중적인 명칭은 '신토(神道, 신도)'이며, 고유어로 '칸나가라노미치(惟神道)'라고도 부른다. 이 밖에 '신기(神祈) 신앙'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천신지기(天神地祇)'의 준말이다. 여기서 (神)이란 하늘의 신, 즉 도래신인 아마츠카미를 뜻하고, 기(祈)란 땅의 신, 즉 토착신인 쿠니츠카미를 뜻한다.

중국에서는 바이두 백과 등지에서 '신도교(神道敎, 선따오쟈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는 '신도'라는 이름 자체를 일본만의 특징을 가진 고유명사로 보고 '교'를 덧붙인 것이다. '기독+교'처럼 '신도+교'. 이유인즉 신토는 원래 『주역』 관(觀)괘의 "하늘의 신도(神道)를 봄에 사시(四時)가 어긋나지 않는다. 성인이 신도로써 가르침을 베푸니 천하가 복종한다." 하는 구절에서 '신묘한 도'라는 의미로 쓰인 단어이기 때문이다.

일본 문헌에서 '신도'라는 단어가 쓰인 첫 출전은 『일본서기』 31대 요메이 천황 즉위전기(卽位前紀)[2] 편인데, "천황이 불법(佛法)을 믿고 신도를 존숭했다."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요메이 천황한반도로부터 공식적으로 불교를 받아들인 29대 긴메이 천황의 4남이다. 긴메이 덴노의 차남인 30대 비다츠 천황의 즉위전기에는 "천황이 불법을 불신하고 중국의 문학과 역사를 귀히 여겼다." 하는 구절이 나오고, 36대 고토쿠 천황의 즉위전기에도 "불법을 존숭하고 신도를 경시했다."라는 문구가 있다.

신도라는 용어가 천황의 즉위전기에 불교와 대비하는 말로 쓰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즉위전기와 관련되었음은 신도를 둘러싼 어법이 후대 사가들의 평가를 내포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신도라는 용어는 요메이 천황 및 고토쿠 천황 당대인 6세기 말에서 7세기 중엽의 실제 용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일본서기가 편찬된 8세기 초엽의 용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신도라는 용어가 불교의 대비어로만 나온다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이 일본인이 외래의 종교문화와 전통문화를 대비함으로써 비로소 자신을 의식하였음을 암시한다.

이처럼 신도라는 용어 자체는 『주역』 외에 『진서(晋書)』 등의 중국 고전까지 그 출처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며, 한국의 경우에도 삼국유사를 비롯하여 특히 단군계 및 증산계 민족종교에서 ‘신명(神明)’이라든가 ‘신교(神敎)’ 등 개념과 더불어 신도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어쨌든 일본에서 문헌상 처음 '신도'란 단어를 사용했을 때에는 아마도 당시 중국에서 도교가 자칭 '신도'라 한 것을 채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사실 일본 신토의 형성과 도교의 관계에 대해서는 일본에서도 일찍부터 주목하는 연구자들이 적지 않다.

류큐(오키나와)의 전통 신앙을 가리켜 류큐 신토라는 용어를 쓰기는 하지만, 일본 신토와는 구분된다. 애초에 류큐 신토라는 단어도 일본 제국 시기 일본 민속학자들이 류큐의 전통 신앙에 고대 일본 신토의 요소들이 남아있다는 결론을 내리며 붙인 이름이다. 단, 일본 신토도 류큐 왕국 시절에 이미 어느 정도 전파되었다.

신화

위키스 상세 내용 로고.png 자세한 내용은 일본 신화 문서에서 참고하십시오.

신토의 구성 요소

카미

카미.jpg

신토의 (神)은 '카미(かみ)'라 불린다. 약 8백 만에 달하는 카미(야오요로즈노카미)가 있다고 일컬어지며, 수많은 카미들의 기원은 주로 조령(祖靈), 즉 조상신이라 할 수 있다. 예부터 일본인들은 사람이 죽은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사령(死靈)이 가족과 촌락을 수호하는 카미가 된다고 생각하여 숭경해 왔다. 이와 같은 조상 숭배의 관념에서 이른바 씨족신 우지카미(氏神)라는 촌락공동체의 수호신 관념이 형성되었고 이 우지카미를 중심으로 하여 신사(神社)가 발전된 것이다. 한편 후대로 내려오면서 일본 고래의 조상 숭배 관념이 불교와 결합되면서 보다 복잡하게 전개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예컨대 현대 일본인들의 가정을 방문해 보면 불단(佛壇)이 모셔져 있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불단에 진짜 불상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조상의 위패나 생전의 사진이 안치된 경우도 매우 많다.[3]

이런 조상숭배적 관념과 더불어 신토 신앙의 근간을 이루는 또 하나의 축으로서 자연숭배의 관념을 들 수 있다. 모든 자연물에 영적인 존재가 깃들어 있다는 애니미즘적 신앙은 현재까지도 신토의 에토스(ethos)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다. 사실 신토의 카미 중에는 자연물을 신격화한 신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가령 일본인이 황조신으로 간주하는 아마테라스(天照大神)는 태양을 신격화한 것이고 그 밖에도 달을 신격화한 츠쿠요미(月讀命), 폭풍우를 신격화한 스사노오(須佐之男命)를 비롯하여 산, 들, 강, 바다, 나무, 새, 짐승, 벌레, 풀, 금속, 돌 등의 자연물을 신격화하고 있다. 그 가운데 오늘날까지도 많은 일본인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는 자연신으로서 대표적으로 산신과 해신을 꼽을 수 있다. 일본은 국토의 7할이 산악지대인 섬나라인 만큼 일찍부터 산신과 해신에 대한 신앙이 풍부했다.[4]

일본인은 일반적으로 죽은 자의 영혼이 산으로 가서 정화된 후에 조령(조상신)이 되어 다시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내려온다는 민속적 관념을 가지고 있다. 일본 민속학에서는 이를 ‘산중타계신앙’이라고 부른다. 이때의 산신이란 비단 산의 신뿐만 아니라, 수목의 신, 수렵의 신, 금속의 신, 돌의 신, 불의 신, 물의 신 등을 모두 총칭하는 말이다. 또한 고대 일본인은 바다 저 건너편에 ‘도코요’(常世)라 불리는 타계가 있으며 그곳에 해신이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풍어와 항해의 안전을 관장하는 이런 해신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신은 에비스(惠比須)이다. 에비스는 오늘날 현대 일본사회 및 특히 상인들 사이에서 상가(商家)의 수호신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는데, 오른손에 낚싯대 그리고 왼손에 도미를 들고 있는 해신의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칠복신(七福神) 가운데 하나로서 인도중국 기원이 아닌, 유일하게 일본 고유의 카미라는 점에서도 특징적이다.

어쨌든 신토에서 ‘카미’라고 불리는 신은 유교에서 말하는 신과도 다르고 기독교의 신 개념과도 다르다. 카미의 특색은 다음 5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카미는 인간과 질적으로 상이한 절대 타자로서의 창조신이 아니다. 신토에서는 카미와 인간 사이의 본질적인 차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토의 경우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모신 도요쿠니(豊國) 신사,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모신 도쇼궁(東照宮), 메이지 덴노쇼켄 황후 부부를 모신 메이지 신궁, 노기 마레스케를 모신 노기(乃木)신사, 도고 헤이하치로를 모신 도고(東鄕) 신사 등을 비롯하여 250여만 명의 전사자들을 제신으로 삼는 야스쿠니 신사의 경우처럼 인간이 사후에 카미로서 숭배되고 제사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5] 그뿐만 아니라 국가신토 체제 하에서 천황은 아라히토카미(現人神) 즉 '살아 있는 신'으로 숭배받았고, 금광교(金光敎)나 천리교(天理敎) 등의 신종교 교조들 또한 살아 있는 동안에 생신(生神)으로 제사지내지기도 했다.

둘째, 카미는 선악의 구분을 넘어서 있다. 다시 말해 카미는 기독교의 유일신관에서 전제가 되어 있는 절대적으로 선한 신이 아닌, 도덕적인 선악을 따지지 않는 존재로 상정된다. 이는 일본인의 일반적인 신 관념을 가장 전형적으로 묘사한 국학자 모토오리 노리나가(本居宣長, 1730-1801)의 ‘카미’에 대한 다음과 같은 정의에서도 잘 엿볼 수 있다.

카미란 고전(고사기 등을 가리킴)에 나오는 천지의 제신들을 비롯하여, 그 신들을 모시는 신사의 어령(御靈)ㆍ인간ㆍ조류ㆍ짐승ㆍ초목ㆍ바다ㆍ산 등의 무엇이든, 범상치 않으며 은덕 있고 두려운 존재를 일컫는 말이다. 카미에는 이렇게 여러 종류가 있다. 가령 귀한 카미, 천한 카미, 강한 카미, 약한 카미, 좋은 카미, 나쁜 카미 등이 있으며, 그 마음도 행함도 여러 가지라 어떤 하나로 규정하기 어렵다. (『古事記傳』)

반드시 도덕적 가치에만 의존하지 않는 신토의 선악관념이 이런 신 관념과 연동함은 말할 나위 없다.[6]

셋째, 신토에서는 추상적이거나 초월적인 신이 숭배된 적이 거의 없다. 왜냐하면 일본인은 인간에게 매우 친숙하고 현실적인 카미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카미를 호칭할 때 마치 이웃집 아저씨를 대하듯이 ‘~카미상’이라고 부르기를 좋아한다. 신토를 소재로 한 현대 일본 창작물에서 간혹 추상적이거나 초월적인 신이 나오는 건 기독교국가신토의 영향이다. 기독교의 야훼는 추상적이고 초월적인 신으로 묘사되며, 국가신토에서는 천황을 초월적인 신으로 숭배했기 때문이다.

넷째, 카미와 인간의 관계는 상호의존적인 기브 앤 테이크의 관계에 가깝다. 즉 인간은 카미를 숭경함으로써 카미의 영위(靈威)를 높여주고, 그 대가로 카미는 인간을 지켜주고 복을 가져다준다고 여겼다.

다섯째, 신토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신앙되는 카미는 전술했듯이 조상신이다. 물론 그 밖에도 무수한 카미들이 있는데, 일본인들은 신사를 참배할 때 자기가 지금 예배드리는 대상이 어떤 카미인지 그 이름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중요한 것은 카미가 현실적으로 인간에게 어떤 복덕을 가져다주느냐 하는 데 있고, 그 카미의 이름이나 내용은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여긴다. 때문에 카미의 이미지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변한다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7]

여기에서 일본을 두고 신국(神國)이라 부르는 용례가 나왔다. 원래 옛 신토적인 관점에서, 신국이란 말은 "우리는 사방각지에 있는 온갖 신들을 참 예의 바르게 잘 모시는, 예의와 도리를 아는 민족이다."[8] 하는 뜻이었다. 이러던 것이, 근대에 들어 제국주의 시절이 되면, 일본은 신들이 지켜주시고 현인신(좁게 말하자면 덴노 일족)이 통치하는 위대한 나라이다 하고 자랑하는 의미로 용례가 바뀐다. 옛 신토에서 사용한 용어를 받아들이되 의미부여를 다르게 한 것이다.

다만, 앞에서 신토의 특징으로 열거한 카미 개념 중 많은 부분은 일본 신토의 고유의, 독특한 개념이라기 보단 신토처럼 원시 신앙[9]에서 발전한 종교 체계가 가지는 공통적인 개념에 해당한다. 적어도 한국이나 몽골, 중국 등 주변 동아시아 계통과는 상당히 공통되는 면이 많다. 당장 한국의 무속만 해도 신의 선악이 불분명하단 점, 조상신이 신앙 대상의 주를 이룬다는 점[10], 숭배와 숭배에 따른 보상 구조의 기브 앤 테이크 관계라는 점 등 상당수의 특징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

신사

신토의 주 건물을 신사(神社)라고 부른다. 불교, 이슬람모스크, 개신교교회, 가톨릭정교회성당에 해당하는 종교시설이다. 각 신사는 근대에 체계화가 이루어져 관리되고 있으며, 신사의 이름으로 그 신사의 가장 중요한 신을 유추할 수 있다.

규모가 크고 지역의 거점이 되는 신사를 '대사(大社)'로 불러 따로 구분한다. 잘 알려진 예는 이즈모타이샤후시미이나리타이샤.[11] 오덕계에서는 동방 프로젝트 때문에 스와 대사도 유명하다. 천황과 관계된 신을 모신 경우 신궁(神宮)이라고 이름 붙인다. 대표적인 예가 이세 신궁. 하지만 옛 신토에서는 사람이 신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신이 사람들에게 찾아오는 것이었다. 이때의 신사는 사원 건물이 아니라 한국의 당목과 돌탑처럼 숲의 일정한 장소에 성역을 정해놓고 신성히 여기는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불교 문화가 전해지면서 거기에 영향받아, 점차 신이 거주하는 장소로 사람들이 참배하러 오는 식으로 바뀌었다.

오키나와에는 신사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곳들이 아직 남아 있는데 류큐 신토에서 신성시하는 성소(聖所)들인 우타키(御嶽)가 바로 그것이다. 류큐 최고의 우타키라는 세화 우타키(斎場御嶽)를 예로 들자면, 종교시설을 담당하는 건물은 없고 숲속 깊숙한 곳에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크기의 바위틈이 있으며 그곳에서 신들이 처음 창조한 육지인 쿠다카지마(久高島)를 바라보며 제사를 지낸다.

신직

신사본청에서는 신직의 직명, 계위(階位), 신분을 정한다. 직명은 구지, 곤구지, 네기, 곤네기 등이 일반적이다. 그 밖에 이즈모대사는 교츠, 스미요시대사에는 쇼네기, 이세 신궁이나 아츠타 신궁에는 구쇼 등의 직명이 있다. 구지는 규모의 대소를 막론하고 하나의 신사에 한 사람밖에 없으므로 회사로 말하자면 사장에 해당되는 신직이다. 계위로는 맨위부터 정(淨), 명(明), 정(正), 직(直)의 4가지가 있다.

정계는 처음부터 수여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의 실적에 의해 주어진다. 신직 양성기관인 고쿠가쿠인대학 신도학과나 고각칸대학 신도학과를 졸업하고 소정의 학점을 이수하면 명계가 주어진다. 또한 이 대학에서 약 1개월 정도 강습을 받으면 정계 혹은 직계를 부여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신직의 신분으로서 위로부터 특급, 1급, 2급상, 2급, 3급, 4급 등 6등급이 있다. 신사본청 산하의 많은 신사에서는 어떤 계외, 어떤 신분이라도 신직으로 근무할 수가 있는데, 이세 신궁, 아츠타 신궁, 메이지 신궁 등 큰 신사의 경우에는 제사 참례 시 일정한 계위가 요구되기도 한다.


  1. '귀신 신(神)' 자의 경우 한국어 한자(정자, 번체)의 자형과 일본 신자체의 자형이 조금 다르다. 신자체에서는 '示' 대신 'ネ'로 쓰인다. 단, 안드로이드 등 일부 환경 및 폰트에서는 정체와 신자체가 똑같은 모양으로 쓰인다.
  2. 천황이 되기 이전의 사항을 서술한 글.
  3. 심지어 기독교 신자 가정에서 십자가 등을 안치하고도 적당히 '불단'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듯. 불단이 꼭 '부처'가 아니라 조상을 포함하여 영적 존재를 모시는 단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 된 듯하다. 명백하게 신토식으로 조상을 모신 경우에는 조령사(祖霊舎)라고 부르기도 하는 듯하다.
  4. 산이라는 자연물에 신격을 부여하고 종교적 신앙의 대상으로 삼은 점은 한국도 비슷하다.
  5. 실존인물을 신으로 모시는 것은 일본 신토만의 특징은 아니고 한국이나 중국에도 똑같이 존재하는 관념이다. 한중일 공통으로 생전에 원한을 품고 죽은 자들이 신으로 모셔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강한 원념을 가지고 죽은 혼령의 경우 이 세상에 끼치는 영향력이 특히 크다고 믿었으며 이들의 원념을 진정시킴으로써 인간세상에 이들이 악영향을 끼치는 일이 없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6. 유메마쿠라 바쿠의 소설 <음양사>에서는 주인공 아베노 세이메이의 입을 빌어 "물은 논밭을 기름지게 하고 사람들의 목을 축여주지만, 동시에 불어나 집을 쓸어가고 배를 뒤엎어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기도 하는 존재이고, 사람들은 그런 물을 두고 선하다 혹은 악하다로 나누지 않는다." 설명했다.
  7. 이 점도 한국과 중국에서 모두 존재하는 전통적인 신에 대한 관념이다.
  8. 현재 일본 신토에서는 외국계 도래신이나 외국 관련 신사들은 대부분 이름이 강제 개명되거나 신의 계보가 천황 일가에 유리하도록 뒤바뀌어 있다. 이는 민족주의 사상에 기초하여 천황 중심의 국가를 만드는 과정에서 형성된 국가신토의 폐해다. 대표적인 게 가라쿠니 신사로, 본래 가라쿠니를 한국(韓國)이라 썼던 것을 음이 같은 당국(唐國)으로 바꾸어 버렸다. 자세한 것은 국가신토, 일본 신화 항목이나 '일본신도사', '일본의 신사' 등에 나온다.
  9. 샤머니즘, 애니미즘, 토네미즘 등.
  10. 심지어 장군신이나 산신령 등의 구분도 그냥 조상신이 그러한 모습을 취했을 뿐이라고 말하는 무속인들도 있다.
  11. 공교롭게도 둘 다 한반도도래인과 관련이 있는 신사들이다. 해당 문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