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론

신의 존재에 대한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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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있다
유신론
여럿이다 여럿 중 하나다 오직 하나다
다신론 일신론
단일신론 유일신론
이성으로 파악한다 만물이 신이다 세상은 신의 일부다.
이신론 범신론 범재신론
범이신론
있으나 바뀐다 있으나 악하다 있으나 증오한다
교체신론 악신론 혐신론
있으나 가변적이다 우주에 영향을 주고 받는다 없음이 신이다
열린 유신론 과정신학 다석 류영모의 신론
미래에 있다 신을 경험하는 것 부터 중요하다
위르겐 몰트만의 신론 존재 없는 신
회의
알 수 없다 관심 없다 의심된다
불가지론 무관심적 신론 회의주의
부정
없다 있어서는 안된다 지금은 없다
무신론 반신론 교체신론
무의미
일관적인 정의가 없다 개념 자체가 없다 신은 신일 뿐, 사유도 말할 수도 없다
이그노스티시즘 신학적 비인지주의 무/신론
사건
전지전능하지 않다 부정한 후에 받아들여야 한다
약신론 재신론

개요

有神論 / Theism

의 존재를 믿는 철학적, 신학적 입장.

내용

일단 언어 자체는 그리스어로 신을 의미하는 theos를 가지고 그리스도교에서 만들어낸 말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유신론'은 고대로부터 있어온 사상이기 때문에, 그저 말이 정립된 것뿐이라 하겠다. 유신론 내부에서도 특정 종교에 소속되지 않는 이상 "신이란 무엇인가" 와 같은 정의(definition)의 차원에서는 현저한 합의가 없다. 그냥 뭔가 인간보다 짱짱 세고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마술사 같은 초월적 존재쯤으로는 간주하는 의견부터, 우주의 근본을 이루는 초월적 실재라는 의견, 멀리 나가면 신이라는게 존재는 하지만 정의는 상관없다는 의견까지 각종 설명들이 난무하고 있다. 아무튼 '신은 존재한다'는 입장만 있으면 기본적으로 유신론이다.

무신론반신론과 대립되는 사상이며, 불가지론, 회의주의와 친하지는 않으며, 다신론, 범신론, 만유 내재신론을 포함하는 사상이다. 넓게 잡으면 이신론도 유신론의 한 종류로 이해된다.

인격신론(人格神論)이라고도 부르는 유일신론은 유신론의 한 종류이지만,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가 세계적으로 워낙에 유명한 탓에 유신론=유일신론이라 보는 시각이 상당히 많다. 유신론은 유일론, 범신론, 다신론, 이신론 등을 포함하는 상위 개념. 소위 악신론(dystheism)[1] 같은 것도 충분히 포함될 수 있다. 악한 신이라는 아이디어가 통념과는 배치되긴 하지만, 어쨌든 그런 신이 "있다"고 본다는 점에서는 유신론의 한 종류니까.

근세 이후의 과학은 신의 존재를 고려대상에 넣지 않고 있는데, 이는 흔히 초자연적이라고 표현되는 것들이 과학의 탐구대상이 될만한 실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아무리 신이 대단하다해도 실체를 가지고 세상에 존재했다면 충분히 연구대상이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초능력자나 유령의 집 같이 초자연적으로 여겨지지만 실체를 가진 것들을 과학적으로 연구해보려는 시도들이 있어왔음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어쨌든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신의 존재유무가 과학의 증명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만은 대체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입장이다.

과학자나 무신론자들은 유신론을 관찰 가능한 물리적 실재에 대한 존재증명을 주 목적으로 하는 가설로 취급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이 부당한 인식이라고 항의하는 사람들도 나름 있다.[2] 종교적 실화, 이야기, 내지는 형이상학적 신념으로 취급되어야 할 유신론을 두고 가설검증을 거친 이론회의 절차를 밟는 것은 다시 말하면 과학이 지나친 교도권을 남용한다는 것. 쉽게 말해서 만약 경험적으로 관찰되고 검증되고 실험을 거쳐서 재형성이 확인되고 신의 존재가 인정되면 그게 신이냐? 하는 얘기다.

물론 신이 무엇인지도 유신론자들끼리도 합의가 안되는 판이니 과학적으로 검증된다고 신이 아니라는 법도 없는게 함정. 한국에서만 봐도 근대 이전에는 설명이 불충분했던 말라리아 등의 질병들이 신과 같은 존재처럼 여겨졌고 주술을 통해 이들을 내쫓거나 정중히 떠날 것을 요구하는 종교 의식을 치뤘다.[3] 마찬가지로 모든 메이저한 종교들에서 묘사되는 신들은 매우 다양하게 삼라만상에 개입하는데다가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되고 있기 때문에 과학과 무관한 영역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즉, 단순히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에 "신"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정의야 할 수 있겠지만 인류 역사에서 "신"이 그렇게 단순명쾌하게 정의된 것은 아니다. 지역과 시대에 따라 "신"의 역할과 정의는 매우 다양한데다가 그 신들은 다양하게 인류 역사에 개입했다고 믿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신들이 완전히 형이상학적인 영역에만 머문다고 볼 수 있을까.

서구권이나 중동에서 특히 오용되는 용어인데, 유신론자 = 종교인, 무신론자 = 비종교인은 아니다. 서구권이나 중동은 야훼가 존재하고 그가 유일신이자 세상을 창조했다는 논리를 먼저 깔고 들어가는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의 교세가 가장 큰 곳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오용이 잦다. 한국과는 달리 영미권에서는 TV에서 소위 유신론자 vs 무신론자 토론을 심심치 않게 하는 편이다.[4]


  1. 단, 악신론 자체는 파스칼의 내기에 대한 간단한 반례가 될 수 있으며, 실제로 반신론과도 일정 부분 연결되어 있는 애매한 위치다.
  2. 엄밀히 말하면 유신론을 두고 존재증명을 목적으로 하는 가설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가설 수준에서도 벗어나지 않는다며 지적하는 것이다.
  3. 물론 모두가 알다시피 현재는 과학이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고 있으며 인류를 괴롭게 했던 수많은 질병들에 대한 치료와 예방에 대해서도 이미 방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대 한국에서는 말라리아 걸렸다고 종교 의식을 거행하는 문화는 거의 완전히 사라졌다.
  4. 물론 용어 정리를 제대로 하자면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 vs 비종교인의 토론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